‘레바논 복수전’ 칼 뽑은 이근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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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1일 07시 00분


카타르전에서 두 골을 넣어 영웅으로 떠오른 이근호가 10일 파주 NFC에서 열린 회복 훈련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파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카타르전에서 두 골을 넣어 영웅으로 떠오른 이근호가 10일 파주 NFC에서 열린 회복 훈련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파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내일 월드컵 亞 최종예선 2차전

작년말 방심이 부른 1-2 레바논 쇼크
카타르전 2골 부활…설욕전 자신만만
13골 중 10골 명중 ‘중동킬러’ 본때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 카타르 원정에서 한국의 4-1 대승을 이끈 일등공신은 단연 이근호(울산)였다. 이근호는 9일 오전(한국시간) 도하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0-1로 뒤진 전반 26분 동점골을 터뜨리고, 3-1로 앞선 종료 10여분 전에는 쐐기 골을 뽑았다. 이날 오른쪽 윙 포워드로 선발 출격한 이근호는 전술 변화에 따라 미드필드 좌우 측면을 오갔고, 수비에도 깊숙이 가담하는 폭 넓은 플레이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씁쓸했던 레바논과의 추억

한국은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레바논과 최종예선 2차전을 갖는다. 레바논은 아시아 3차 예선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편성돼 2차례 결전을 치른 바 있다. 물론 마냥 기분 좋은 추억만 있는 건 아니다. 시간은 작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3차 예선 1차전에서 레바논을 6-0으로 완파한 한국은 11월11일 두바이에서 열린 UAE 원정에서 2-1 승리를 거둔 뒤 11월15일 레바논과 격전을 치렀다. 결과는 1-2 패배. ‘베이루트 쇼크’의 결과는 조광래 전 감독의 경질이었다.

이근호는 중동 2연전에서 모처럼 제 플레이를 찾은 상황이었기에 충격은 컸다. 이근호는 작년 3월 온두라스 평가전(4-0 한국 승)때 골 맛을 본 이후 UAE전에서도 한 골을 올려 오랜 부진 탈출을 알렸다.

이제는 최종예선이다. 아픔은 잊었다. 동료들처럼 이근호도 완벽한 승리로 설욕을 꿈꾼다. 최강희호 출범 경기인 2월29일 쿠웨이트와 3차 예선 최종전에서 득점하며 한국을 조 1위로 최종예선에 끌어올린 그는 카타르 원정 2골로 완전히 부활했다. 이번 원정길에 제외된 이청용(볼턴)이 돌아와도 충분히 경쟁이 가능해졌다.

조광래 전 감독의 경질을 놓고 “마음이 복잡하다”는 심경을 드러냈던 이근호는 9일 카타르전 직후 “레바논에 두 번이나 질 수 없다. 꼭 복수한다. 7개월 전의 패배는 우리에게 보약이 됐다. 요즘 경기가 많지만 피곤할 새도 없다”며 의지를 다졌다.

○진짜 중동 킬러의 힘

이근호는 카타르 전까지 A매치 42경기에서 13골을 기록했다. 특히 아시아 무대에 강했다.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도 그는 맹활약했다. 8경기에서 3골을 뽑아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정작 월드컵 본선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컨디션 난조였다. 한풀이의 무대가 다시 펼쳐진 최강희호에서도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13골 중 10골이 모두 중동 국가를 상대로 뽑아내 향후 전망을 밝게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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