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년을 선수들과 함께 보내면서 장단점을 철저하게 파악한 덕분이다. 롯데가 4월 징크스를 깨고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데에는 올해로 부임 2번째 시즌을 맞은 양승호 감독(오른쪽)의 힘이 크다. 양 감독이 1일 목동 넥센전에 앞서 김민아 MBC
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목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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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2011년 4월 7승2무14패(승률 0.333)를 기록했다. 그런데 2012년 4월에는 10승1무5패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올 시즌에는 이대호(오릭스), 장원준(경찰청), 임경완(SK)도 없는데 이런 성적을 냈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롯데 양승호 감독의 해석은 “선수 파악”이다.
○감독도 학습기간이 필요하다!
양승호 감독은 농담을 섞어 “(선수 파악에) 한 달이 걸렸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는 지난해 5월부터 65승3무42패(승률 0.607)를 거둬 창단 첫 페넌트레이스 2위를 달성했다. 그리고 올 4월에도 약체라는 예상을 뒤엎고 1위를 질주했다.
“선수들은 연습했을 때와 실전에서의 능력이 다르다. 특히 투수가 심하다. 감독도 정확히 알 수 없다.” 결국 양 감독의 고백에서 드러나듯 선수를 파악하는 데 감독도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선수를 안다는 것은 곧 성격을 안다는 것이기도 하다. “뜻대로 안될 때 다그쳐야 잘 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참아줘야 되살아나는 선수도 있다”고 양 감독은 설명했다.
이런 자신감이 있었기에 시범경기에서 꼴찌를 감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에는 감독부터 선수를 몰랐기에 시범경기를 1위로 질주해놓고도, 막상 4월을 망쳤다. 그러나 올해 반대로 움직인 것은 ‘이제 롯데 선수를 알기에 컨디션만 조절해주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양 감독의 분석은 프로야구 4월 판도를 설명할 때도 납득이 가는 구석이 있다. 명장으로 꼽히는 선동열 감독이지만 KIA라는 팀을 속속들이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또 두산 김진욱 감독은 초보지만 2007년부터 2군에서 선수들을 보아왔기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
○롯데의 시스템을 습득하다!
또 하나 양승호 감독이 터득한 것은 롯데의 팀 문화를 간파한 대목이다.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롯데의 정서에서 양 감독은 타자 중에서 홍성흔과 조성환, 투수진에선 김사율의 의견을 존중해 팀을 운용했다.
양 감독이 투수 최고참 이용훈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이유도 후배 김사율이 주장인데도 내색하지 않고, 밝은 얼굴로 솔선수범해줬기 때문이다. 감독과 코치가 나서기 전에 고참이 분위기를 잡고, 그 고참들이 야구를 잘하니 만사형통인 롯데의 2012년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