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와 인삼공사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당초 예상과 180도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단기전에서는 역시 분위기와 흐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인삼공사가 3승 2패로 앞서며 창단 후 첫 정상 등극에 1승만을 남긴 현주소부터 그렇다. 동부가 정규시즌에 인삼공사에 5승 1패로 앞선 상대 전적은 그저 참고자료였다. 물론 경기마다 접전을 치르긴 했어도 동부의 과거 성적은 자신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져도 잃을 게 없다며 마음을 비운 인삼공사는 지나치게 통합 챔피언을 의식하며 부담감에 시달린 동부를 압도했다.
김주성, 윤호영, 로드 벤슨의 삼각 편대를 앞세운 동부는 골밑 우위가 예상됐지만 이들이 돌아가며 파울 트러블에 허덕이면서 오히려 인삼공사에 리바운드 열세를 면치 못했다.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리바운드는 키가 아니라 열정만으로도 따낼 수 있다. 집중력을 갖고 공이 떨어지는 위치에 주목하라”고 강조한 효과를 봤다.
동부는 우승 경험이 있는 반면 인삼공사는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경험이 풍부해 보인 동부는 되레 안일한 경기운영에 실책을 쏟아냈다. 연세대 출신 선후배인 인삼공사 양희종, 김태술, 이정현은 “대학 때 고려대와의 정기전 같은 큰 경기에 뛰어본 게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인삼공사 오세근, 김성철은 대표팀 출신이다. 인삼공사가 더 노련했다.
젊은 선수들의 힘을 강조한 인삼공사는 심판 판정에서 덕을 보고 있다. 압박 수비에 심판의 휘슬이 자주 침묵하면서 인삼공사의 밀착 마크는 그 수위를 더욱 높였다.
두 팀은 6일 오후 7시 원주에서 6차전을 치른다. 지면 끝인 동부와 대미를 장식하려는 인삼공사의 충돌에선 어떤 반전이 일어날까.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