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 관전평] ‘기성용 카드’ 완벽적중 패스·수비 등 중원장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3월 1일 07시 00분


예상보다 어려운 경기였다.

최종예선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쿠웨이트가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나오면서 우리가 경기를 장악하는데 실패했다. 그로 인해 전반 25분여까지 2∼3차례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맞는 등 굉장히 힘든 상황이 이어졌다. 상대가 강하게 나오면서 선수들이 우리가 준비했던 것들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경기가 더 꼬였다.

가장 큰 문제는 수비 라인과 미드필드 라인의 거리 조절 실패에 있었다.

수비와 미드필드 간격이 벌어지면서 쿠웨이트 선수들에게 공간을 많이 내줬다. 쿠웨이트 공격수 알 무트와 등이 이 공간을 활용하면서 침투 패스로 끊임없이 한국 수비진을 괴롭혔다.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압박을 나갈 때 수비라인을 올려서 공간을 좁혀줬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이 잘 나오지 않았던 게 공간을 많이 허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 때문에 전반전 후반에도 상대에게 득점 찬스를 허용했다.

공격에서는 측면에 비해 스트라이커들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근호와 한상운의 양쪽 측면 돌파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갔는데 나쁘지 않았다. 다만 측면 돌파 후 이어지는 패스의 정확도가 많이 떨어지면서 슈팅까지 연결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섀도 스트라이커를 맡은 박주영은 역시나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한참 몸이 좋을 때에는 나오지 않는 자신감이 결여된 플레이가 나왔다. 최전방 공격수 이동국은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볼 컨트롤이 아쉬웠다. 전반 28분 한상운에게 좋은 패스를 연결하긴 했지만 좀 더 볼을 지켜주면서 공격을 이끄는 역할을 해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후반 기성용이 교체로 들어오면서 한국은 분위기가 바뀌었다. 기성용이 들어가면서 중원에서 나오는 패스도 많아졌고, 패스 정확도도 살아났다.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 좋은 태클로 상대의 기를 꺾었다. 그러면서 한국은 완벽하게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전남 드래곤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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