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맨 노병오, 프런트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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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7시 00분


넥센 노병오. 스포츠동아DB
넥센 노병오. 스포츠동아DB
넥센 2군 육성 매니저로 ‘제2 야구인생’

흔히 “열심히 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상이 그렇지 않은 경우도 허다하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성실함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1군에서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떠나는 선수들이 있다. 그 순간에도 또 한번 갈림길 앞에 선다. ‘좌절하느냐, 또 다른 야구인생을 그려보느냐.’

넥센은 26일 “투수 노병오(28)가 구단 프런트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보직은 운영팀 소속 2군 육성 매니저다. 2002년 삼성에 입단했으니 올해로 프로 10년차가 됐다. 데뷔 시즌 18경기에 등판해 3승2홀드, 방어율 3.78의 인상적 활약을 펼쳤지만 이후 자리를 잡지 못했다. 통산성적은 52경기, 4승2패2홀드, 방어율 6.00. 삼성과 현대를 거치면서는 1·2군을 오갔지만, 군 제대 이후 2010시즌 히어로즈에 복귀해선 줄곧 2군에만 머물렀다.

“성실하게 운동했는데, 오히려 점점 후퇴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기약 없는 2군 생활을 버텨온 만큼 아쉬움은 남았지만 결단의 시점이라는 생각이….” 결국 “프런트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부지런함과 원만한 성격으로 이미 평판이 좋던 그였다.

구단에서도 OK 사인을 냈다. “2군 후배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 역시 어려운 시절을 겪어봤으니까. 기술적으로는 할 얘기가 없어도, 심리적인 부분에서는 친형처럼 잘 다독여주고 싶어요.”

프로 10년차가 맛보는 간만의 설렘. 새로운 출발선에 선 그는 “선수로서는 내 점수를 매기기조차 어렵지만 프런트로는 80점 이상을 받고 싶다”며 웃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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