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골프계 황당사건] 유명골퍼 고가시계 절도 연루…그 뒤엔 여자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2월 26일 07시 00분


2. 10월, 남자 프로골퍼 K씨가 절도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은 일이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K씨는 지난해 4월 지인이 갖고 있던 시가 4000만원 상당의 스위스제 고급 시계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K씨는 국내에서 꽤나 유명한 선수다. 올해도 좋은 성적을 올리면서 수억 원 대의 상금을 받았다. 시계가 4000만 원 상당의 고가이긴 하지만 탐을 낼 만큼 궁핍한 처지도 아니었다. 그 때문에 궁금증은 더 커졌다. 사건이 알려진 이후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번져나갔다. 검찰에서는 K씨가 지인의 시계를 보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던 것 같다고 밝혔지만 그 뒤에 흘러나온 얘기는 전혀 달랐다.

다음날 나온 얘기는 시계를 잃어버린 지인이 과거의 여자라는 소문이다. 덧붙여 시계는 K 씨가 여자에게 선물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선물했던 것을 헤어진 이후 가져왔다는 얘기다. 소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심지어는 그 시계를 다른 여자에게 선물했다는 말이 나왔고, 시계도 1개가 아닌 여러 개라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K씨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절대 훔친 게 아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이야 어찌됐든 K씨는 타격을 입었다. 이름 깨나 날린 선수가 절도 사건에 휘말렸으니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있은 후 동료들은 오히려 K씨에 대해 부러운(?) 시선을 보냈다. K씨가 검찰 조사 직후 2일 만에 골프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거액의 상금을 손에 넣었다. 그러면서 ‘멘탈 종결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흔히 골프는 멘탈 스포츠라고 말한다. 조금의 심경 변화에도 샷이 흔들리고 리듬이 깨져 정상적인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나온 얘기다. K씨는 검찰 조사까지 받은 복잡한 심경 속에서도 멀쩡하게 경기에 나와 우승했다. 동료들은 그의 놀라운 정신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건이 터진 지 2개월이 흘렀다. 소문도 잠잠해졌다. 시계를 돌려줬는지 알 수 없지만 사건이 잘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골프계 관계자는 “K씨가 ‘자숙하면서 조용히 지내겠다’고 했다. ‘당분간 여자를 만날 생각도 없다’고 했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생의 큰 교훈을 얻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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