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하이힐 신고…화장 배우고… 최나연 “나도 여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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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1일 07시 00분


최나연. 스포츠동아DB
최나연. 스포츠동아DB
필드에선 승부사
필드 밖에선 수다쟁이
TV 오디션 프로·쇼핑에 푹∼
그녀는 요즘 ‘요조숙녀’ 변신 중

대한민국 LPGA 100승 주인공
그 순간 절대 못잊죠


최나연(24·SK텔레콤)이 변하고 있다. 보이시한 매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그녀가 ‘요조숙녀’로 변신을 시도 중이다. 미LPGA 투어 한국 선수 100승의 주인공이 되면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는 최나연은 연말을 맞아 경기도 오산의 고향 집에서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녀와 골프 그리고 일상에 대한 솔직한 얘기를 나눴다.

● 하이힐에 꽂힌 스물넷 숙녀

스물네 살 최나연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지낼까. 1년 중 거의 대부분의 해외에서 지내는 최나연은 또래 친구들과 전혀 다른 생활을 한다. 하지만 그녀의 관심도 보통의 여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 평소 생활은?

완전 수다쟁이다. 친구들이 ‘말 좀 그만하라’고 말릴 정도로 말이 많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대해 말하기도 하고, 요즘 유행하는 TV 프로그램 얘기도 한다. 요즘엔 ‘위대한 탄생’, ‘슈퍼스타 K’, ‘나는 가수다’ 같은 프로그램을 너무 재밌게 보고 있다. 한 편도 안 빼고 다 챙겨 볼 정도다.

- 백화점 가면 가장 먼저 들리는 코너는?

가장 먼저 찾는 곳은 의류 매장이지만 요즘 구두에 꽂혔다. 하이힐에 관심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운동화를 좋아했는데 점점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 얼마 전에 친구랑 백화점에 갔다가 하이힐을 사왔다. 굽이 10cm나 되는 높은 구두였다. 엄마가 보시더니 ‘우리 딸 왜 그래?’하면서 놀라셨다. 또 화장에도 관심이 많다. 여자라 그런 것 같다. 기회가 되면 화장하는 법도 배워보고 싶다.

- 하이힐을 신을 기회가 있었나?

대만에서 열린 스윙잉 스커츠 프로암 파티 때 와인색 원피스(최나연이 공식 석상에서 치마를 입은 건 처음)에 새로 산 하이힐을 신었다. 굽이 10cm나 됐는데 발이 너무 아파 고생했다. 나도 그렇지만 보는 분들이 더 불안해하고 어색해 하셨다.

- 한 달 동안 자유 시간이 주어진다면?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면서 실컷 TV 보고 싶다. 그러다 무작정 친구에게 전화해서 ‘우리 만날까’ 이렇게 약속잡고 나가서 놀아보고 싶다. 단 며칠만이라도 마음 편하게 쉬어보고 싶다.
운동화 수집에 푹 빠져 있던 최나연이 최근 하이힐 마니아로 변신했다. 지난 8일 대만에서 열린 ‘스윙잉 스커츠’ 골프대회 프로암 파티에 새로 산 와인색 드레스와 하이힐을 신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출처|스윙잉 스커츠
운동화 수집에 푹 빠져 있던 최나연이 최근 하이힐 마니아로 변신했다. 지난 8일 대만에서 열린 ‘스윙잉 스커츠’ 골프대회 프로암 파티에 새로 산 와인색 드레스와 하이힐을 신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출처|스윙잉 스커츠


● 크리스마스엔 남친과 함께

초등학교 때부터 골프선수로 생활했던 탓에 그의 기억 속에는 골프 이외에 특별한 게 없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추억도 마찬가지다.

- 크리스마스의 특별한 추억이 있다면?

전혀 없다. 골프를 한 이후로 크리스마스는 매번 따뜻한 나라에서 보냈던 것 같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처음을 콘서트를 봤는데 그게 기억에 남는다. 싸이-김장훈 콘서트였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올해도 연말에 콘서트를 보기로 했는데 그게 유일한 연말 계획이다.

-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은 선물은?

글쎄요? 남자친구가 없지만 만약 있다면 목도리나 장갑 같은 따뜻한 선물을 해주고 싶다. 추우니까 그런 선물이 좋을 것 같다. 나는(조금 고민한 후에) 구두를 받고 싶다(웃음). 요즘엔 구두 밖에 생각이 안 난다.

- 골프선수가 아니었더라면 어떤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을까?

아마도 남자친구는 있었을 것 같다. 인기가 많지는 않아도 그 정도(남자친구를 사귈 수준)는 됐을 것 같다. 겨울에는, 특히 크리스마스에는 옆구리가 시리면 안 되니까(웃음). 어떻게 해서든 남자친구를 만들어 놓지 않았을까.
● “100승 영원히 잊지 못할 것”

10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사임다비 LPGA 대회는 최나연에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경기다. 바로 전 주, 한국에서 열린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청 야니에게 우승컵을 빼앗기면서 대회 3연패가 물거품 됐다. 독이 오를 대로 오른 최나연은 바로 이어진 이 대회에서 청 야니를 상대로 멋진 설욕전을 펼쳤다. 덤으로 100승의 주인공까지 됐다.

- 2011년을 정리해 보면?

마지막 대회를 끝내고 보니 그래도 상위권에 꽤 많이 올랐다. 청야니의 독주가 심했지만 그렇게 아쉽다는 생각은 안 든다. 작년에 시즌이 끝나고 내년에도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를 또 받고 싶다고 말했는데, 올해 베어트로피를 받지 못했다. 내년에 다시 도전하겠다. 개인적으로 100승의 주인공이 된 것도 기억에 남는다.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국내외에서 개인 10승도 달성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아무래도 미 LPGA 투어 첫 승의 물꼬를 튼 삼성월드챔피언십(2009년)이다. 그 대회가 아니었더라면 지금 내 위치가 어떨지 잘 모르겠다. 그 우승으로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 Who is Choi Na Yeon?

● 1987년 10월 28일 생
● 소속 = SK텔레콤
● 출신교 = 대원외고-건국대학교 체육교육과(4학년)
● 주요 수상 및 우승경력
- 2009년 미 LPGA 삼성월드챔피언십,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
- 2010년 미 LPGA 코닝클래식,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
- 2010년 미 LPGA 상금 1위,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 2관왕
- 2011년 미 LPGA 말레이시아 사임다비 우승, KLPGA 한화금융클래식 우승, KLPGA 시상식 US LPGA 대상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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