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동아스포츠대상] “류현진 · 김하늘 수상한데…니들 사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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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3일 07시 00분


필드와 그라운드 스타의 수줍은 만남. 2011 동아스포츠대상 여자골프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김하늘(왼쪽)에게 한화 류현진이 꽃다발을 들고 축하해주러 다가가자 수줍게 웃고 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필드와 그라운드 스타의 수줍은 만남. 2011 동아스포츠대상 여자골프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김하늘(왼쪽)에게 한화 류현진이 꽃다발을 들고 축하해주러 다가가자 수줍게 웃고 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하하! 호호!…시상식선 무슨일이

골프 김하늘 수상하자 류현진 꽃다발

MC 남희석의 재치입담 “혹시 둘이…”
선남선녀 쑥스러운 미소 화답 웃음꽃

오승환 강민호 김현수 등 박수부대 의리

신기성 이현호 허윤자도 축하사절 출동


“골프 외에 좋아하는 스포츠가 있나요?” “야구를 좋아하는군요. 그럼 좋아하는 팀도 있겠네요?” “다 좋다고요? 그럼 평소 좋아하는 야구 선수는 누구죠?”

2011 동아스포츠대상 사회를 맡은 남희석이 여자프로골프 올해의 선수 김하늘(23·BC카드)에게 질문 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프로야구 한화의 에이스 류현진(24)이 평소 친분이 두터운 김하늘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건네는 모습을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은 것이다. 질문의 의도를 알면서도 재치있게 답변을 피해가던 김하늘은 결국 “현진이 오빠랑 친하다”고 남희석이 원하는(?) 대답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동시에 류현진은 다시 단상으로 불려 올라왔다.

사실 류현진과 김하늘은 잘 알려진 단짝이다. 두 종목을 대표하는 스타들끼리 너무 친하게 지내는 바람에 ‘진짜 사귀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받을 정도다. 2009년에 공동 인터뷰를 하다 알게 됐고, 류현진이 취미로 골프를 시작한 이후에는 공통분모가 생겨 더 친해졌다. 이 날도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김하늘이 “현진이 오빠를 알게 되면서 야구를 좋아하게 됐다”고 털어놓자 류현진은 “하늘이가 골프도 잘 치고 착해서 친하게 지낸다. 내년에도 아프지 말고 우승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더불어 남희석의 장난기에도 불이 붙었다. 기념촬영을 한 두 사람 사이에 서서 “내가 주례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니들 사귀지?”라며 돌발 질문을 던진 후 “친한 오빠동생 사이인 거 잘 안다”고 수습(?)하기도 했다. 선남선녀의 쑥스러운 미소 덕분에 엄숙하던 시상식장에 잠시 핑크빛 공기가 감돈 것은 물론이다.

김하늘은 평소 류현진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올해의 선수 윤석민(25·KIA)과도 친분이 깊다. 세 사람이 함께 골프를 치며 우정을 쌓는 사이다. 한국 야구 좌·우완 에이스인 류현진과 윤석민도 골프에서는 아직 아마추어. 하지만 프로 선수 김하늘의 조언 속에 실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이다. 세 사람은 이날도 한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프로 스포츠 전 부문 선수들이 ‘소통’하고 ‘화합’하는 동아스포츠대상의 진면목을 보는 듯 했다.

뿐만 아니다. 김하늘과 윤석민에게 꽃다발을 건넨 류현진, 윤석민과 선의의 경쟁을 벌인 삼성 오승환은 물론 롯데 강민호, 두산 김현수, 넥센 강정호가 ‘축하’만을 위해 참석해 남다른 의리를 빛냈다. 또 문태종(전자랜드)의 팀동료 신기성과 이현호, 김정은(신세계)의 팀동료 허윤자와 박하나도 올해의 선수로 뽑힌 동료의 곁에서 든든한 ‘박수 부대’가 돼줬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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