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조윤준 “오승환 선배의 돌직구를 때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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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9일 10시 48분


코멘트

프로 첫 해 목표는 1군 엔트리 진입
수비를 잘하는 포수가 되고 싶다
야구는 인생을 바뀌게 해준 소중한 것

조윤준 [사진 ㅣ LG 트윈스]
조윤준 [사진 ㅣ LG 트윈스]

“오승환 선배의 돌직구를 때려보고 싶습니다.”

LG 트윈스의 신인 포수 조윤준(22)의 당찬 포부다. 프로무대에서 가장 붙어보고 싶은 선배 투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아시아 세이브 신기록에 빛나는 삼성의 오승환을 꼽았다.

조윤준은 LG의 ‘미래’다. 조윤준은 지난 8월 25일 열린 2012 한국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LG 트윈스에 지명됐다. 계약금도 2억원을 받았다.

LG는 10년 넘게 안방을 지켜온 조인성의 이적으로 포수 포지션에 비상이 걸렸다. 조인성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2012시즌 4강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 송신영의 보상선수로 나성용을 데려온 것도 포수 포지션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당장 주전급 포수가 없는 LG는 루키 조윤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보다는 미래가 더 기대되는 조윤준이 빨리 자리를 잡는다면 김기태 호의 ‘신바람 야구’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키 184cm, 몸무게 94kg 큰 체격을 가진 조윤준이 인터뷰를 하기 위해 사무실로 들어왔다.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진주 팀 마무리 훈련을 거치며 드래프트 당시에 비해 7kg 이상 살이 빠졌다고 한다.

조윤준이 들어오기 불과 20분전 나성용이 보상선수로 확정됐다. 자리에 앉는 순간 라이벌이 될 수도 있는 나성용이 LG로 오게 됐다는 말을 건넸다.

“아, 그래요? 저는 상관없습니다. 어떤 선수가 오는 것보다 중요한 건 제가 잘 하는 거잖아요. 저만 잘하면 됩니다.”

의외로 담담했다.

조윤준은 지난 2010년 제3회 KBO 총재기에서 중앙대학교를 정상에 올려놓으며 이름을 알렸다. 원광대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한 김민식과 함께 대학 야구를 대표하는 포수였다.

LG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조윤준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큰 덩치와 달리 가식 없이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놓는 순수한 청년이었다.

조윤준 [사진 ㅣ LG 트윈스]
조윤준 [사진 ㅣ LG 트윈스]
다음은 조윤준과의 일문일답

- 프로선수가 된 대학 최고의 포수 조윤준

Q. 프로에 지명된 소감은?
A. 생각보다 빠른 순번에 그것도 LG같은 인기 구단에 지명돼 놀랐다. 빠른 시일 내에 1군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지명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솔직하게 말하면 나도 잘 모르겠다. 로또를 맞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 만큼 잘 하는 선수였나?’라는 생각을 했다. 나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주신 것 같다. 구단에 감사한 마음이다.

Q. 아마추어 시절, 기억에 남는 지도자가 있다면?
A. 지금은 경찰청 야구단 타격코치를 하시는 전대영 감독님(전 천안북일고 감독)이다. 실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는데도 항상 나의 가능성을 믿어 주셨다.

Q. 아마추어 야구를 하며 가장 기뻤던 순간은?
A. 2010년 대학교 3학년 때 KBO 총재기 전국대학야구대회 MVP를 수상 했을 때다. 아직 날짜도 잊지 않고 있다. 2010년 5월13일. 홈런왕과 타점왕, MVP까지 받았다.

Q. 대학에서 4년 동안 선수로 뛰며 얻은 점은 무엇인가?
A. 1라운드 지명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대학교에 와서 야구가 많이 늘었다.

Q.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진주 팀 마무리 훈련을 마친 소감은?
A. 대학 때와는 모든 것이 달랐다. 일단 훈련량에서 차이가 나고 모든 훈련이 아마추어와는 달리 체계적이다. 또한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상대한 일본 2군 선수들의 수준에 놀랐다. 공격, 수비, 주루 모든 부문에서 기본기가 잘 잡혀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Q. LG 입단 후 친해진 선수가 있는가?
A. 동갑인 김태군과 고등학교 선배인 유원상과 함께 방을 쓰면서 친해졌다.

- 목표는 1군 진입

Q. 어떤 포수가 되고 싶은가.
A. 공격보다는 수비에 더 집중하는 포수가 되고 싶다. 또한 야구 경기의 특성상 포수가 잘하면 그 팀은 기가 산다. 상대 포수에게 안타를 맞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반대로 내가 타석에 들어설 때는 안타를 때려낼 수 있도록 신경을 쓰겠다.

Q. 프로에서 꼭 상대해보고 싶은 투수는?
A. 오승환 선배의 공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다. 돌직구, 돌직구 그러는데 실제로 본적이 없다. 그 위력을 체험해보고 또 때려보고도 싶다. 오승환 선배라면 공략하지 못하더라도 팀에 덜 미안할 것 같다(웃음).

Q. 프로에 입단하면 공을 꼭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투수가 있나?
A.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봉중근 선배다. 패스트볼과 변화구의 컨트롤이 모두 뛰어나고 공에 힘도 있다. 포수 입장에서 볼 때 아주 매력적인 투수인 것 같다.

Q. 프로 첫 해인 만큼 2012년은 아주 중요하다. 목표를 어떻게 잡았나?
A. 우선은 1군 무대에 진입해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것이고, 더 나아간다면 주전 포수를 맡고 싶다. 또한 팀의 4강 경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

Q. 신인왕에 대한 욕심은 없나?
A. 지금은 우선 1군에 진입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Q. FA 포수 조인성의 SK 이적으로 신인 때부터 많은 기회를 부여 받을 것 같다. 이에 대한 생각은?
A. 주위에서 천운을 타고 났다고 했다. 특히 김정민 코치께서 너처럼 운 좋은 녀석은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좋은 기회를 잡은 만큼 놓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

Q. ‘라이벌’ 김민식 선수와 자주 비교된다. 본인이 더 나은 점은 무엇인가?
A. (프로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하드웨어와 장래성은 내가 더 뛰어나다는 말을 들었다. 당장은 내가 열세일지 모르지만 좋은 신체조건을 가진 만큼 꼭 넘어서겠다.

2012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당시 조윤준. 스포츠동아DB (오른쪽에서 두번쨰)
2012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당시 조윤준. 스포츠동아DB (오른쪽에서 두번쨰)
- 미래 LG 트윈스의 안방마님 조윤준

Q. LG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A.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데 꼭 보탬이 되고 싶다. 너무 오랫동안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팬들에게 큰 선물을 안기고 싶다. 경기장에서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아, 팬들은 이미 충분히 응원을 해주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이 잘 하면 될 것 같다.

Q. 마지막 질문이다. 조윤준에게 야구란?
A. 내 인생을 바꿔준 것. 야구로 인해 내 인생이 달라졌다. 항상 나에게 기대 이상의 선물을 주는 것이 야구다. 프로 선수가 된 만큼 받지만 말고 구단과 팬들에게 멋진 선물을 하고 싶다.

인터뷰를 마친 조윤준은 김기태 감독이 해준 말을 기사에 넣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진주 팀 마무리 훈련장에는 뛰기에는 정말 힘든 언덕이 있습니다. 정말 힘들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저곳에 끝까지 올라가면 1군에 올라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뛰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 말이 지금도 계속 기억에 남습니다. 항상 목표를 높게 잡고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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