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빵점! 절차 빵점! 책임 빵점!…‘3대빵’ 축구협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2월 9일 07시 00분


대한축구협회는 국가대표팀의 상징과도 같은 사령탑을 전격 경질하면서 가장 중요한 3가지를 모두 빼 먹었다.

일단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

아무런 의사소통 없이 기술위원장을 보내 일방적으로 사임을 권유했다. 태극전사의 수장을 깡그리 무시한 행동이다. 과거에도 그랬다. 수 년 전 어떤 외국인 감독은 K리그 경기를 보러 내려가는 승용차 안에서 통역을 통해 고위급 인사로부터 경질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 게 없다.

절차도 무시했다.

정관에 따르면 대표팀 감독은 기술위원회의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토록 돼 있다. 해임 때도 마찬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조 감독 경질을 앞두고 기술위원회가 열리기는커녕 기술위원들조차 선임이 안 된 상태였다. 황보관 기술위원장 혼자 존재하고 있다. 황보 위원장은 “신임 기술위원에 대해 발표는 안 했지만 거의 다 선정이 됐다. 한 차례 비공식 모임을 가졌고 거기서도 이 문제(감독 경질)가 조금은 다뤄졌다”고 했다.

그리고는 “한국축구가 월드컵 진출이라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 감독 체제로는)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회장단과 이야기해서 경질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시인했을 뿐 아니라 앞뒤 말도 맞지 않는다.

감독에게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구태의연한 행태도 여전했다.

과거 기술위원회가 대표팀 감독과 공동 책임을 진 사례가 거의 없다. 단칼에 무 자르듯 감독을 경질하고는 자신들은 새 감독을 뽑을 의무가 있다며 역풍을 피해가기 일쑤였다.

축구협회는 예의와 책임도 없고 절차도 안중에 없다. 한 마디로 안하무인이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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