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드민턴협회 김홍기, 대표팀 인솔해 1년에 ‘지구 세바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2월 8일 07시 00분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배드민턴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홍기 대한배드민턴협회 국제협력 부담당관. 화순 | 이경호 기자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배드민턴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홍기 대한배드민턴협회 국제협력 부담당관. 화순 | 이경호 기자
■ 김홍기 배드민턴협회 국제협력 부담당관의 셔틀콕 사랑

통역·전력분석·심리상담 까지
“선수들 땀이 보상받을 때 행복”

9월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의 금메달 숫자를 4개로 전망했다. 우승 예상종목은 수영과 사격, 유도 그리고 배드민턴이었다. 그만큼 한국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배드민턴 강국이다. 그리고 그 속에는 수많은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치고 대를 이어 한국 배드민턴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팔방미인이 있다.

김홍기(30) 씨의 정식 직함은 대한배드민턴협회 국제협력 부담당관이다. 그러나 대표팀에서 맡고 있는 역할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유창한 영어로 통역을 하고 현지 매체와 인터뷰도 진행한다. 각종 행정업무와 대외협력을 진행하고 경기가 시작되면 전력분석요원으로 코트에 집중한다. 심판이 오심을 하면 감독, 코치와 함께 항의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의 심리상담가로 변신한다.

배드민턴 대표팀은 한해 수 십 여개 국제대회에 참가한다. 그래야 선수들이 높은 세계랭킹을 유지하고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대표팀이 한 해 찾는 나라만 약 20개국, 200일 이상을 해외에 머문다. 이제 김홍기 씨가 없으면 그 기나긴 여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배드민턴대표팀에게 꼭 필요한 존재다.

김홍기 씨는 캐나다에서 유학했고 한국체대 대학원에서 스포츠심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창 시절 아이스하키와 미식축구 선수 경험이 있고 스포츠심리학 학위를 갖고 있어 다양한 해외 연구소에서 영입 제의를 받았다.

한 때는 인기 영어스포츠교실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를 이은 셔틀콕 사랑으로 한 해 지구 3바퀴를 넘게 돌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김홍기 씨의 부친은 한국 배드민턴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학석 대한배드민턴연맹 부회장이다. 아버지가 일생을 바쳐 한국 셔틀콕 발전에 헌신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성장했지만 그래서 더 배드민턴협회에서 일할 생각은 없었다.

7일 2011 화순 빅터 코리아그랑프리골드 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전남 화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에서 만난 김홍기 씨는 “아버지가 계시기 때문에 제가 일할 곳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체육과학연구원에 있을 때 우연히 배드민턴을 맡았고 그렇게 인연이 이어지다가 2006년부터 전력분석을 맡아 대표팀과 함께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전력분석이었지만 점점 역할이 늘어났고 스포츠심리를 공부하면서 더 필요한 존재가 됐다.

“주니어 대표팀에 이어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경기력 향상에 직접 도움이 되는 심리치료를 연구 중이다. 코트에서 바로 효과가 나타나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빠져들고 있다. 형 동생 같은 선수들이 흘린 땀을 보상받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그보다 뿌듯하고 행복한 일이 없을 것 같다.”

화순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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