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1차전, 삼성 먼저 웃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5일 2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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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1차전서 SK에 2-0 완승

"SK가 올라오기를 기다렸죠. 잘 됐어요. 지난해 당했던 아픔을 꼭 되돌려 줄 겁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얘기를 꺼내자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당시 팀의 작전 코치로 그라운드를 지켰다. 삼성은 1차전에서 5-9로 역전패한 뒤 잇달아 3경기를 맥없이 내주며 4연패를 당했다. 류 감독은 "두산과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까지 가면서 체력이 떨어진 데다 아쉽게 첫 경기를 지면서 선수들의 사기가 완전히 꺾였죠. 올해는 상황이 바뀌었잖아요. 너무 많이 쉬어 선수들이 경기하고 싶어 난리입니다."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이 한국시리즈(7전 4승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삼성은 25일 대구에서 열린 1차전에서 SK를 2-0으로 꺾었다. 지난해까지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1982년 무승부 제외)은 27번 가운데 22번(81.5%)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류 감독은 정규시즌에서 선발로 뛴 에이스 차우찬을 불펜으로 돌렸다. 선발 투수보다 중간 계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지난해 10승 2패 평균자책 2.14를 기록하며 팀의 주축 투수로 우뚝 선 차우찬은 올해도 두 자리 승수(10승 6패)를 기록했다.

류 감독의 작전은 적중했다. 선발 매티스의 뒤를 이어 5회에 등판한 차우찬은 3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삼진은 5개나 솎아냈다. SK 타선은 차우찬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잇달아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퍼펙트 투구로 자신의 생애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챙긴 차우찬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기쁨까지 누렸다.

삼성 타선에서는 신명철의 활약이 돋보였다. 3회까지 SK 선발 고효준의 구위에 눌려 내야 안타 1개를 뽑아내는 데 그쳤던 삼성은 4회 1사에서 4번 타자 최형우의 2루타, 강봉규의 몸에 맞는 볼로 만든 2사 1, 2루에서 신명철이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승부를 갈랐다. SK는 삼성 선발 매티스를 상대로 1, 3, 4회 선두 타자가 출루하는 등 경기 초반 삼성보다 많은 기회를 얻고도 후속타 불발로 영패의 수모를 당했다.

삼성의 '끝판 대장' 오승환은 8회 2사 1루에서 등판해 4타자를 범타 2개와 삼진 2개로 처리하며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 세이브 타이(4세이브)를 기록했다. 2차전은 26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대구=이승건기자 why@donga.com
대구=이종석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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