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리포트]자신의 골프 대회 개최한 최경주 인터뷰

  • 동아닷컴
  • 입력 2011년 10월 21일 16시 14분


코멘트

‘탱크’ 최경주(41·SK텔레콤)의 두툼한 손이 며칠 새 더 커진 것 같았다. “악수하다 손이 얼얼해 보긴 처음이에요. 사인도 많이 해드렸죠.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습니다.” 최경주는 19일 여주 해슬리 나인브릿지골프장(파72)에서 열린 자신의 이름을 건 최경주 CJ 인비테이셔널의 프로암대회를 마친 뒤 150명이 넘는 참가자를 일일이 환송했다. “다른 대회 같으면 내 할 일만 끝내면 쉴 수도 있는데 이번엔 다르죠. 손님맞이를 소홀히 할 수 있나요.”

며칠 전 최경주는 코스 구석구석을 돌며 갤러리 통제와 선수 동선 확보에 쓰이는 로프를 설치할 구역에 빨간색 페인트 스프레이를 직접 뿌리고 다녔다. 스코어를 알리는 피켓을 들거나 리더보드를 관리하는 대회진행요원들과도 자주 손을 잡고 격려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12년을 뛰며 보고 배운 대회 운영 노하우를 쏟아 붓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대회 주최자로 소매를 걷어붙였던 최경주가 20일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몰아쳐 김도훈과 공동 2위에 올랐다. 이쯤 되면 북치고 장구까지 쳤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6언더파로 깜짝 선두에 나선 이민창(볼빅)과는 1타 차.

3,4번홀 연속 버디에 이어 5번홀(파3)에서 티샷을 컵 30cm에 붙여 ‘OK’ 거리의 버디를 낚은 그는 정교한 아이언 샷과 퍼트로 올 시즌 PGA투어 상금 랭킹 4위다운 저력을 과시했다.

이날 골프장 입구에는 국내 골프대회 최초로 갤러리 휴대전화 보관소가 설치됐다. 경기 도중 휴대전화 벨소리와 카메라 셔터 소리 등으로 선수들의 플레이를 방해할 수도 있어 최경주를 비롯한 대회 주최 측이 새로운 관전문화를 유도하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당초 이 조치에 논란도 있었지만 오전 7시 20분 티오프한 최경주를 보려고 골프장을 찾은 293명 중 112명이 휴대전화를 맡기며 동참했다. 최경주는 “단 한 번의 갤러리 방해도 없었고 거기에 경기력으로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순위표 꼭대기에 이름을 올린 이민창은 목포고 2학년 때 고향 완도를 방문했던 최경주에게 지역 유망주로 한 수 지도를 받은 ‘탱크 키즈’ 출신이다. 최경주의 초청으로 출전한 재미교포 앤서니 김은 동행한 여자친구의 응원 속에 2타 차 공동 4위(4언더파)로 마쳤다.

김종석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