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결장 박지성 밀렸나? 미뤄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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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6일 07시 00분


웨스트브롬위치와 EPL 개막전 끝내 벤치…어떻게 봐야 하나

왼쪽 윙 출전 애슐리 영, 빠른 돌파 돋보여
박지성, 수비 가담·큰경기 경험서 한수 위
토트넘·아스널 홈 빅매치 출격 가능성 커


기다렸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모습은 끝내 보이지 않았다.

최근 맨유와 재계약에 성공한 박지성은 15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웨스트브롬위치 호손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브롬위치 앨비언과의 2011∼2012 프리미어리그 개막전(맨유 2-1 승)에 교체 멤버로 이름을 올렸으나 실전에 투입되진 않았다. 이날 박지성은 터치라인 부근에서 가볍게 몸만 풀었을 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호출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맨유 입단 이후 늘 거센 경쟁에 휘말렸고, 마지막 순간에서는 활짝 웃었기 때문이다.

○지성 vs 영

박지성 대신 맨유의 왼쪽 측면을 책임진 이는 애슐리 영과 루이스 나니였다. 초반부터 영의 빠른 돌파는 빛을 발했다. 맨유의 공격은 대부분 왼쪽 측면에서 이뤄졌다. 전반 13분 만에 영은 날카로운 패스로 전방 골게터 웨인 루니의 골을 도왔다.

스코어 1-1 상황이던 후반 35분 다시 한 번 영의 활약이 골을 엮어냈다. 왼쪽을 파고들던 영은 골 지역 구석에서 강하게 슛을 했고, 이는 상대 수비 스티븐 리드의 다리를 맞고 굴절돼 골 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오른쪽 날개인 나니의 플레이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전반 22분과 30분 두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허공에 날려 벤치를 허탈하게 했다.

박지성은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시티와의 커뮤니티 실드부터 결장해 이번 시즌 개막 2연전에 모두 불참했다. 다시금 경쟁 체제다. 맨유에는 안토니오 발렌시아까지 포함해 윙어 4명이 있다.

현 시점에서 보면 2골 모두 관여한 영이 아직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잡지 못한 박지성보다 주전 싸움에서 한 발 앞선 것으로 보이나 둘은 나름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영이 빠른 드리블과 돌파력을 인정받는다면 박지성은 수비 가담과 동료들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간을 창출하는 모습이 좋다. ‘원 맨(One Man)’ 요원과 ’협력‘ 요원의 차이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박지성에게 ‘수비형 윙어의 전형’이라고 칭한다. 그렇다고 박지성의 공격 능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지난 시즌 옐로카드는 한 장 받으면서도 8골을 넣었고, 영은 9골을 기록하며 경고 11회, 퇴장은 1회였다. 팀을 위하고, 수비 방법을 안다는 점에서 박지성의 입지가 좁지는 않다.

○큰 무대 경험에선 앞선다

맨유는 리그 외에도 UEFA 챔피언스리그, FA컵, 칼링컵 등 다양한 무대에 나선다. 퍼거슨 감독은 고정된 선수 활용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다. 철저한 로테이션 체제다. 필요할 때는 박지성을 호출한다. 이번 경기도 박지성은 투입이 충분히 예견됐으나 네마냐 비디치, 리오 퍼디낸드 등 수비진들이 줄 부상을 입으며 기회를 잡지 못했을 뿐이다.

큰 무대에서는 박지성이 비교 우위에 있다. 챔스리그 결승전 등 굵직한 대회를 여러 차례 치렀다. 이에 반해 영은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예선 라운드에 출전한 게 전부다. 경험적인 요소는 무시할 수 없는 주요 변수다. 맨유는 이달에만 토트넘 훗스퍼(23일), 아스널(29일)과 홈 2연전을 갖는다. 두 팀 모두 강력한 우승 경쟁 후보군이다. ‘빅 매치에 강한’ 박지성 카드를 퍼거슨 감독이 꺼내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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