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로 찍고, 선수가 해설하고…“지상파 안부럽다”

  • Array
  • 입력 2011년 7월 21일 07시 00분


인터넷을 통한 TV 중계를 최초로 도입한 성남 일화의 윤진흥 부장이 중계를 하고 있다(왼쪽). 포항은 서포터스가 직접 캐스터와 해설을 맡아 중계 서비스를 제공 한다(오른쪽).사진제공 | 성남 일화·포항 스틸러스
인터넷을 통한 TV 중계를 최초로 도입한 성남 일화의 윤진흥 부장이 중계를 하고 있다(왼쪽). 포항은 서포터스가 직접 캐스터와 해설을 맡아 중계 서비스를 제공 한다(오른쪽).사진제공 | 성남 일화·포항 스틸러스
K리그 인터넷 TV중계, FunFun한 진화

성남 20년 노하우…강원 HD급 영상
포항, 경고누적 선수들 해설가 등장
안방팬들 위한 ‘편파방송’ 도 재미


스포츠 전문 케이블TV에서도 K리그 중계를 보기가 쉽지 않다. TBS교통방송 등 일반 케이블TV나 지역민방 등에서 중계를 하고 있지만 축구 팬들의 허기를 달래기에는 부족하다. K리그 몇몇 구단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인터넷 TV 중계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1990년 중반부터 자체 중계를 시작한 성남 일화를 필두로 강원FC와 상주 상무, 포항 스틸러스, 경남FC 등이 인터넷 TV중계 서비스를 하고 있다. 축구 중계에 목마른 팬들에게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존재다.

○성남-자체 중계 1세대

인터넷 TV 중계 1세대는 성남 일화다. 구단 경기운영 팀 윤진흥 부장 주도로 1990년대 중반부터 중계를 시작했다. 윤 부장은 처음에 촬영, 아나운서와 캐스터까지 1인 3역을 소화해 가며 국내 인터넷 중계에 지평을 열었다.

지금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방송용 카메라를 보유한 중계차 전문 프로덕션과 계약을 맺고 SD급 카메라로 생중계를 하고 있다. 성남의 홈경기 때는 3대의 카메라, 원정 때는 1대의 카메라가 동원된다. 아나운서 지망생들이 캐스터를 하고 윤 부장은 해설위원으로 구수한 입담을 과시 중이다.

상주 상무도 성남과 같은 중계차 프로덕션과 계약을 맺고 홈경기에 한해 아프리카TV를 통해 경기영상을 서비스하고 있다. 지금은 캐스터나 해설위원 없이 영상만 내보내는 수준이지만 곧 서포터 등을 대상으로 중계 진을 모집할 계획이다.

○강원- 고품질 방송

K리그에서 현재 인터넷 중계가 가장 잘 자리 잡은 구단이 강원이다. 강원은 올해부터 홈경기 인터넷 중계를 시작하면서 고품질을 전면에 내세웠다.

강원 역시 중계차 전문 프로덕션과 따로 계약을 맺었는데, SD급이 아닌 HD급 중계 카메라를 사용한다. 경기 당 적게는 4대, 많을 때는 6대의 카메라가 동원돼 정식 방송중계 못지않은 영상을 자랑한다.

강원은 캐스터와 해설위원도 현재 스포츠케이블TV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 인력들로 영입했다.

기존 방송과 차별화도 시도했다. 축구 중계는 원거리에 카메라를 놓고 전체 영상을 잡는 게 일반적인데 강원은 선수들의 모습을 최대한 당겨서 찍는다.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서다. 강원 관계자는 “공중파나 스포츠케이블 프로그램에서 우리가 찍은 영상을 그대로 써도 될 정도로 품질이 뛰어나다”고 자평했다.

○포항-선수가 객원 해설자로

경남과 포항은 중계차 전문 프로덕션과 계약을 맺지는 않았다. 구단이 전력분석용 소형 카메라를 직접 구입해서 중계를 하고 있다. 축구 중계를 보는 데 큰 무리는 없지만 강원이나 성남에 비해 영상의 질은 다소 떨어진다.

포항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이를 커버했다. 주전급 선수들 가운데 경고누적 등 징계로 뛸 수 없는 선수들이 객원 해설가로 등장하자 홈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신화용, 김재성, 김원일 등이 거쳐 갔다. 7월 17일 포항-서울 전 때는 1만8000명이 한꺼번에 몰렸다. 경남 역시 TV중계가 없는 날을 골라 인터넷 중계 서비스를 한다. 서포터 2명이 캐스터와 해설을 맡고 있다.

○편파방송은 당연

인터넷 중계는 해당 구단 홈페이지와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성남, 상주상무, 강원, 포항, 경남 모두 아프리카와 제휴하고 있다.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중계를 할 경우 서버 임대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감당할 수가 없다. 아프리카 서버를 빌리는 대신 중계화면을 제공하는 식으로 윈-윈 하는 것이다. 아프리카 담당자에 따르면 K리그 경기가 있는 날 평균 2만 명이 아프리카TV를 통해 축구를 본다.

인터넷 TV중계가 활성화되면서 편파방송이 문제되는 경우도 있다. 7월 17일 포항-서울 전 때 포항 인터넷 TV 중계진이 서울을 가리켜 ‘북패’라는 단어를 사용해 서울 팬들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터넷 TV 중계 특성상 홈팀에 치우친 편파중계는 당연하다는 시각이 중론이다.

K리그 구단 관계자는 “홈팀 위주로 중계해야 홈팬들도 즐거워한다. 크게 무리하지 않는 수준이라면 편파 중계를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