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사커] 제주 김은중 “79친구 이동국? 항상 힘이 되는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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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1일 07시 00분


어느덧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 하지만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최소 2∼3년은 더 뛸 수 있다고 자신한다. 제주 김은중은 스포츠동아 카카오톡 인터뷰를 통해 행복했던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흐뭇해했다. 스포츠동아DB
어느덧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 하지만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최소 2∼3년은 더 뛸 수 있다고 자신한다. 제주 김은중은 스포츠동아 카카오톡 인터뷰를 통해 행복했던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흐뭇해했다. 스포츠동아DB
고참이라는 ‘스페셜한(?)’ 위치 때문일까.

스포츠동아 카카오톡 인터뷰의 여섯 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된 김은중(32·제주 유나이티드)에게는 유독 많은 축구 팬들의 질문이 쇄도했다. 그 중에서도 “내게 ○○이란?”과 같은 내용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마치 아름다웠던 현역 시절을 정리한다는 듯한 느낌? 김은중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구체적으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도 그는 “대략 2∼3년 정도가 되지 않겠느냐”고 은퇴 이후의 삶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아직 그를 떠나보낼 준비가 돼 있지 않은데도 말이다.

○죽고 못 사는 내 동료들


-이관우와 ‘훈남 유유상종’을 보여줬는데요. 요즘도 자주 만나세요?(MonsieurYomu)

“서로 입장이 다르니까 자주는 만나지 못하죠. 간혹 전화 통화를 주고받으며 안부를 나눈답니다. 관우 형은 지금은 수원에서 나와 지도자 준비를 하고 있어요. 좋은 지도자가 탄생할 겁니다.^^”

-내게 이동국이란? 또 이관우란?(Shinhyedaaa)

“관우 형은 프로 생활을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시절(대전)을 함께 보냈던 동료이자 가장 존경하는 형이라고 정리하고 싶어요. 동국이는 절친이자 항상 자극을 주는 삶에 힘을 불어넣는 녀석이죠.”

-신영록의 존재는 무엇이었나요?(DKKtorres)

“우리 영록이는 후배이자 팀 동료였고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나갈 전도유망한 선수죠. 분명히 다시 일어나리라 믿고 있고요. 기도가 필요해요.”

-이동국과 다득점 경쟁에서 많이 밀리는 감이 없지 않은데 부담은 없는지, 느낌은 또 어떤지?(ebonytr22)

“부담은 없어요. 우린 친구잖아요. 득점 경쟁은 중요치 않아요. 축구란 스포츠가 그래요. 제 컨디션을 먼저 찾아야죠. 잘하다보면 득점도 자연스럽게? ㅋ.”

○존 박을 닮은 김은중?…박경훈 감독을 닮은 지도자

-나가수에 나오는 김연우랑 닮았다는 얘기는 들어보셨는지?(sswan90)


“아뇨. 그런 말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아, 그게 누구더라. 사실 존 박을 닮았다는 얘기를 몇 번 들었답니다. 슈퍼스타K 한참 할 때 주변 동료들이요. 정말 제가 닮았나요?”

-신체상의 약점에도 공중 볼 능력이 탁월한 비결은?(bunyukamp)


“볼에 대한 집착과 집중? 아마 집중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황선홍, 최용수 감독을 보며 은퇴 후 모습을 그려봤나요?(KuSuBlue)


“사실 특별히 뚜렷하게 생각하는 건 없어요. 차차 준비해야죠. 두 분 중 한 명을 꼽는다면 황선홍 선배처럼 조용한 스타일? 최용수 선배처럼 활발한 타입은 아니죠.”

-힘겨운 선수 생활을 하면서 힘을 얻은 원동력이 있다면?(TW_Joey)


“가족이죠. 제가 서울에 있을 때 십자인대 수술을 받았는데, 딸과 와이프가 큰 힘이 돼 줬죠. 와이프는 독일에 함께 가서 재활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니. 만약 제가 총각 선수였다면 참 힘겨운 시기였겠죠.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많이 느꼈고, 작년에도 펄펄 날 수 있었던 것도 가족들의 힘이 아니었나 싶어요. 멘토는 역시 제 감독님(제주 박경훈 감독)이죠.”

○커피 내려먹는 차도남?

-제주에서 가장 말을 듣지 않는 선수는 누구에요?(zz0413)


“다들 성인이잖아요. 어린 일부 후배들은 프로 생활을 얼마 하지 않아서 단체 생활에 조금 미흡한 선수도 있죠. 누구라고 콕 집어내진 않을래요. ㅋ. 조금 미흡한 친구들은 있죠.”

-제주에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아 나도 늙었구나’라고 생각이 들 때는?(ryeo_elle)


“홍정호와 제가 열 살 차이가 나요. 그걸 보면서 문득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 생각이 문득 들었죠. 서글펐답니다. ㅎㅎ.”

-딱 봐도 까칠해 보이시는데 실제 성격은 어떠신지 궁금해요.(sun_901)

“특별히 말하지 않고 있으면 주변에서 좀 차갑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말 하지 않고 있으면 차도남? 그래도 입을 벌리면 정겹게 다가갈 수 있으니까.”

-숙소에서는 주로 무슨 일을 하시나요?(knani96)

“기혼자라서 숙소에서는 거의 생활하지 않거든요. 제가 커피를 좋아해서 방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 마시고. 후배들 붙잡아 놓고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고요. 좋아하는 분야가 같아서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이 많아요.”

-지금껏 경기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상대 선수는?(kimelo3)


“신태용 감독님? 예전에 함께 뛰던 시절. 몇 년 전만 해도 함께 뛰었는데. K리그에서 정말 전설이셨잖아요. 카리스마와 팀 장악력은 부럽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어요.”

○마음의 고향 대전 시티즌

-김은중에게 대전이란?(Jeongpard89)


“어려운 환경이었잖아요. 모든 게 어려웠죠. 역으로 생각하면 가장 순수하게 축구를 즐길 수 있었고, 그야말로 오직 축구만 생각할 수 있었던 시절로 기억하고 있어요. 정말 선후배, 동료들이 똘똘 가족처럼 뭉친다는 걸 느꼈어요. 참 따스했던 기억이죠.”

-이번 승부조작 사태를 바라본 고참 선수로서 감정이 있다면? 대전이 집중 타깃이었는데요. 근본적인 예방은 무엇이 있나요?(OpenMind_Sam)


“제가 프로 15년을 보내고 있는데요. 이런 일이 터지면서 열심히 팀을 위해 헌신하는 후배들과 동료들을 보면 선배 입장에서 미안한 마음이 있죠. 부끄러웠죠. 대다수가 열심히 하는데 몇몇 선수들로 인해 전체가 욕을 먹게 되니까 할 말이 없어요. 그런 일이 다시는 없어야겠죠. 갑자기 슬퍼지려고 그래요. ㅠ.ㅠ”

-지금까지 가장 손발이 잘 맞는 선수가 있다면요?(DooBoo48)


“(주저없이) 관우 형이요. 함께 뛸 수 있는 것만으로 즐거움을 느꼈고. 평생 잊지 못해요.”

-대전의 2001년 FA컵 우승에 큰 공헌을 하셨습니다.(BLEU_ND)


“저희가 그 때 K리그 꼴찌였죠. 그래도 토너먼트에 유독 강하다는 우리만의 성향을 발견했거든요. 첫 게임이 강릉시청이었는데 못해도 4강까지는 올라가리라 생각됐어요. 안양LG(현 서울) 이기고, 전북 꺾고, 포항을 결승에서 이겼죠. 어렵게 올라가다보니 운도 많이 따라줬죠. 프로 첫 우승을 어떻게 잊겠어요.”
김은중은?
▲생년월일 : 1979년 4월 8일
▲신체조건 : 184cm 80kg
▲학력사항 : 동북중-동북고
▲경력사항 : 1997∼2003시즌(대전) 167경기 42골 13도움, 2004∼2008시즌(서울) 133경기 38골 20도움 , 2010∼현재(제주) 48경기 18골 14도움

정리 | 남장현 기자(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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