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홍성흔·김상현 “안터지니, 속 터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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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3일 07시 00분


좌익수 전환 후 극심한 타격부진…두선수의 동병상련
“수비부담은 아닌데…” 타격 슬럼프 시달려
홍성흔 “존재감 사라져…벼랑끝 다시 시작”
김상현 “1할타자로 남을지도…연일 구슬땀”

롯데 홍성흔. 스포츠동아DB.
롯데 홍성흔. 스포츠동아DB.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나란히 좌익수 전향을 시도해 주목받았던 롯데 홍성흔(35)과 KIA 김상현(31).

한 때 방망이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던 두 선수는 요즘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또 한번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홍성흔은 일단 수비는 제쳐두고 원위치인 지명타자로 돌아선 상태다.

○홍성흔 “수비 부담으로 타격 부진?…치졸한 변명”

홍성흔은 12일 사직 넥센전에 앞서 “외야 수비를 한 것이 타격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보는 분들이 있던데, 그것은 치졸한 변명일 뿐”이라며 “수비 때문에 타격에 영향을 받았다면 그것도 내 실력이다. 내가 모자랐던 탓”이라고 했다.

작년까지 3년간 타격 2위를 기록하고, 지난해에는 장타자로 변신을 시도해 개인 최다인 26홈런을 때렸던 홍성흔은 올시즌 아직까지 홈런 신고를 하지 못하고 타율도 2할7푼대에 머물러 있다.

그는 “몸이 열리면서 제 스윙을 하지 못하니까 비거리도 나지 않고, 타구에 힘도 없다. 스윙 각도가 안쪽에서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거꾸로 하고 있다”며 “우선 잃어버린 타격 밸런스를 찾는게 급선무”라고 자가진단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장타를 때려야겠다는 욕심을 버려야한다”면서 “난 이제 존재감 없는 타자로 전락했다. 어떻게 보면 몇 년간 그런대로 성적이 나면서 방심한 측면도 있다. 벼랑 끝에 있다는 각오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3할보다 어려운 1할타자”…김상현의 자학

12일 광주 두산전을 앞둔 김상현은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을 소화하며 덕아웃에서 땀을 훔쳤다. 그리고 “이러다가 아직 아무도 이루지 못한 규정타석 이상 1할 타자가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김상현은 11일까지 30경기에서 108타수 18안타 타율 0.167을 기록했다. 볼넷 13개를 고르는 동안 삼진을 34개나 당할 정도로 타격 페이스가 바닥이다. 본인 말대로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을 정도. 그러나 조범현 감독은 김상현을 계속 중심타선에 기용하며 스스로 슬럼프를 극복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있다.

김상현도 조 감독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감독님께 죄송할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스스로 1할 타자라고 자책하던 김상현은 “지금 홈런은 바라지도 않는다. 행운의 안타라도 나와서 타격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상현은 이날 1회말 공격 때 바로 앞 타자 이범호가 타석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덕아웃에 앉지 않은채 계속 배트를 들고 상대 투수의 타이밍에 맞춰 스윙연습을 했다. 그리고 첫 타석에서 타점을 올리는 큼지막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사직 | 김도헌 기자(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광주 | 이경호 기자(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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