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스페셜] 박찬호 2군행…오카다 신임 꺾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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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3일 07시 00분


“너무 승부 빠르다…이해 안가” 불만
“선발진 여유…강등 아닌 예정된 일”
열흘 뒤 복귀할 듯…입지 좁아질 수도

오릭스 박찬호. 스포츠동아DB
오릭스 박찬호. 스포츠동아DB
이승엽에 이어 박찬호마저 12일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한때 “한국의 제9구단” 소리를 들었던 오릭스는 당분간 ‘일본의 12개 구단 중 하나’일 뿐이다.

박찬호가 11일 소프트뱅크전에 시즌 5번째 선발 등판해 6이닝 7안타 4실점으로 4패(1승)째를 당한 다음날 내려진 조치다. 오릭스 오카다 감독은 11일 패전 직후, “승부처에서 너무 승부가 빨랐다. 이해가 안 된다”라고 또다시 불만을 표시했다. 그 다음날 발표된 1군 엔트리 제외 통보,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

○단기적 조치일 듯

관건은 1군 복귀 시점인데 10일이 흐른 후 바로 올라올 것이 확실하다. 센트럴리그와 교류전 때 돌아올 수 있다. 22∼23일 요미우리전이 유력하다. 오카다 감독이 “한번 정도 등판을 빠질것 같다. 함께 말소중인 기사누키와 같은 방식”이라고 언급한 바에 비춰보면 단기 처방이다.

박찬호의 성적이 5경기 32.2이닝 투구에 방어율 4.13으로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패전이 많지만 첫 3경기는 퀄리티 스타트를 해냈고, 완투패(8이닝)도 있었다.

오릭스 구단이 “17일 시작되는 교류전은 3연전이 아니라 ‘2경기-1일 휴식’으로 일정이 진행되는 까닭에 선발진에 여유가 생겨서다. 박찬호의 2군행은 예정된 일”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기적으로는 무조건 악재

물론 박찬호가 언젠가 복귀야 하겠지만 이번 엔트리 제외는 어떻게 보더라도 호재는 못된다. ‘일단 신임이 꺾였다’는 시그널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릭스는 11일까지 8승16패1무로 퍼시픽리그 꼴찌다. 이런 식이라면 리빌딩 타이밍이 조기에 올 수 있다. 지금처럼 나쁘지 않지만 확 튀지도 않은 성적만으로는 ‘용병’ 박찬호의 입지가 좁아질 위험성이 있다.

둘째, 이번 엔트리 말소는 어떤 식으로 봐도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의 일본야구 적응이 만만치 않다는 정황증거이기도 하다. 보크나 볼 판정의 애로사항뿐 아니라 오카다 감독의 빈번한 비판 발언에서도 묻어나듯 투구 패턴이나 마운드에서의 자세 등에 걸쳐서 ‘문화충격’을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박찬호의 구위가 어쨌든 메이저리그 전성기 시절의 그것은 아니라는 것이 일본에서 확인된 대목이다. 영입 당시의 기대감이 실망으로 변모해가는 징후로 볼 수 있다.

MBC 허구연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가 일본야구에서 뭘 배우겠나? 앞으로 우리 선수들이 돈이 아닌 다른 것을 보고 해외진출을 노린다면 일본 가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영준 기자(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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