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추천 슈퍼스타 K] 김현성 “감독님 채찍질이 약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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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5일 07시 00분


□3 대구FC 이영진감독의 비밀병기

이감독 러브콜로 서울서 대구로 임대
혹독한 조련 통해 차세대 킬러 발돋움

김현성. 스포츠동아DB
김현성. 스포츠동아DB
대구FC 공격수 김현성(22·사진)은 이영진 감독에게 가장 많이 혼나는 선수 중 한명이다. 김현성은 2010년 FC서울에서 대구로 임대됐다. 이 감독은 김현성을 임대기간 동안 잘 썼다가 원 소속 팀으로 보내줄 의무가 있다. 엄밀히 말하면 기량 발전에 대한 책임은 크지 않다.

하지만 이 감독 생각은 다르다. FC서울 코치 시절 지도했던 선수라 애정이 크다. 잘 다듬으면 재목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혹독하게 조련 중이다. 최근 몇 차례 꾸짖었던 게 내심 마음에 걸렸던 모양. 이 감독은 “현성이가 얼마 전(4월9일 경남 전)에 골을 넣어 하이파이브 라도 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김현성은 “골 넣고 벤치로 가서 감독님 안아 드렸다. 살짝 안아서 미처 느끼지 못하셨나보다. 다음에는 더 깊게 안아드려야겠다”고 웃음 지었다. 김현성도 이 감독의 꾸짖음이 애정에서 나온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꿈을 안고 FC서울로

김현성은 동북중·고를 졸업하고 2008년 신인 드래프트 우선지명으로 FC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동북고 시절부터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몇 번 훈련했지만 막상 지명을 받으니 큰 자부심이 생겼다. 기량을 인정받아 1군 선수들 훈련에도 참여했다.

이 감독은 “신체 조건도 좋고 가능성이 컸다. 귀네슈(전 FC서울 감독)도 아주 좋게 봤다. 국내 거물 공격수가 점점 없어지고 있는데 꾸준히 성장하면 대들보가 될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봄날은 오래가지 않았다.입단 두 번째 해부터 주로 2군에서 뛰었는데 허벅지 부상이 잦아 3∼4개월 허송세월한 것도 타격이 컸다.

○낯선 땅 대구로

2009년 말 이영진 감독이 대구 신임 사령탑으로 옮긴 직후 김현성은 에이전트의 전화를 받았다. 이 감독이 임대로 자신을 원한다고 했다. 머리가 멍했다. 냉정히 따지면 리그 최고 구단에서 지방 시민구단으로 밀려난 셈이다. 김현성은 좋게 받아 들였다. “감독님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에 감사했다. 아쉬움보다 기대가 컸고 열심히 하면 FC서울 선배들과 운동장에서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단짝 이승렬과 선의 경쟁

김현성은 구김살이 없다. 매사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편이다.

그가 프로에 와서 이를 악물게 된 계기가 있다.김현성은 동갑내기 이승렬(FC서울)과 친하다. 초등학교 때 시 대표로 인연을 맺어 꾸준히 친분을 유지했고, 프로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단짝이 됐다.

현실은 냉정했다. FC서울 시절 이승렬이 1군 경기를 뛰고 올 때 2군 멤버 김현성은 홀로 숙소를 지켰다. 1,2군 스케줄이 달라 만날 기회가 점점 줄었다.낯선 땅 대구에서 그는 이승렬과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임대 첫해인 2010년 후반기부터 조커로 나서 10경기를 뛰었고 데뷔 골도 넣었다. 올 시즌은 리그 초반인데도 5경기에 나서 1골을 기록 중이다.

이영진 감독은 “제공권이 좋고 왼발잡이라는 장점도 있다. 헌신적인 플레이로 팀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칭찬했다. 김현성의 올 시즌 목표는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다.

○부모님께 집 사드릴 것

초등학교 때 수원에 살던 김현성은 축구지도자 출신 큰아버지 권유로 축구부가 있는 서울 동명초등학교로 전학을 왔다. 부모님은 수원에서 서울을 오가며 아들을 뒷바라지 했다. 성인 무대에 와서는 훨씬 더 먼 대구에 둥지를 틀어 늘 죄송하다. 부모님은 아들이 뛰는 모습을 보기 위해 늘 수원에서 대구를 찾는다.

“축구한지 10년이 넘었다. 부모님께 늘 감사하면서도 표현을 못했다. 이번 기회에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내 힘으로 부모님께 번듯한 집 사 드리겠다.”

★김현성?

○생년월일:1989년 9월27일
○신장/체중:186cm, 77kg
○포지션:공격수
○출신학교:동명초-동북중-동북고-건국대
○프로경력:2008년 신인드래프트 FC서울 입단, 2010년 대구FC 임대(통산 15경기 2득점)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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