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달식 감독 “신한이 여자농구 말아먹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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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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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이 여자농구 말아먹는다고? 프로라면 당연히 이겨야죠”
5년 연속 통합우승 이끈 임달식 감독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스스로 웃음과 눈물, 칭찬에 박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첫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날 그는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스스로 웃음과 눈물, 칭찬에 박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첫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날 그는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인터뷰가 시작된 지 30분이 다 돼간다. 근데 좀체 웃는 낯을 보기 힘들다. 옆에서 그를 열심히 찍고 있던 사진기자가 “원래 그렇게 안 웃으세요. 인상은 참 좋은데…”라고 조심스레 말을 건넨다. 답답했던 모양이다.

그제야 웃는다. “혈액형이 A형이라 그런지 내성적인 데다 낯가림도 있어요. 잘 웃지도 않고요.”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첫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47). 그는 스스로를 웃음과 눈물, 칭찬이 박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런 그도 챔피언결정전에서 KDB생명을 꺾고 5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확정하던 날에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조선대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2001년 이후 처음 보인 눈물이라고 한다. “찡하더라고요. 남들은 다 우리가 우승할 거라고 했지만 올해는 좀 어렵겠다 싶었거든요.” 신한은행은 팀의 기둥인 정선민과 최윤아가 부상으로 이번 시즌 전체 경기의 4분의 1 이상을 출전하지 못했다.

“개막 전에 열심히 준비했는데 구멍이 숭숭 뚫리니 당황스럽더라고요. 선수들도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그래서 좀체 안 하던 선수들 칭찬도 이번 시즌에는 ‘조금’ 했다고 한다. 그는 “맥락 없는 칭찬은 선수를 망친다. 어린 선수일수록 더 그렇다”며 칭찬에 인색한 이유를 설명했다. 100만큼 기대했는데 100을 해줬다고 칭찬해주기 시작하면 선수는 100에서 만족하고 만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110, 120 이상을 해줄 때만 칭찬한다. 10년간의 지도자 생활을 통해 터득한 철학이다.

“주변에 적이 많은 것 같다”고 물었다. “우리만 계속 우승하니 신한은행이 여자농구를 말아먹는다고 해요. 재미가 없다는 거죠.” 그는 적이 많은 이유가 우승을 많이 해서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긴다. “스포츠는 기록으로 남습니다. 프로라면 이겨야죠. 많이 이기는 걸 문제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는 “이 팀 저 팀 돌아가며 우승하면 재미있어질까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2007∼2008시즌부터 네 시즌째 신한은행 사령탑을 맡고 있는 그는 5년 연속 통합 우승 중 네 차례 우승을 이끌면서 최고 감독에게 주는 지도상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 이룰 수 있는 걸 다 이뤘다. 딴생각이 들 법도 하다. 남자 프로농구에서 그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거죠. 생각이 전혀 없다면 그것도 거짓말이겠고….” 하지만 그는 “지금은 아니다”라고 했다.

“은퇴하는 선수도 나올 수 있고 팀을 옮기는 선수도 있을 겁니다. 앞으로 2, 3년은 세대교체를 통한 팀 리빌딩에 모든 걸 쏟아 부을 생각입니다. 그러고도 우승하면 선수 잘 만나 우승한다는 얘기는 안 듣겠죠, 다음 시즌 목표도 당연히 우승입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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