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예상밖 초강력 ‘태풍’에 삼성 와르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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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풍 1, 2차전의 두배 넘는 23점 터뜨려
KCC, 3연승으로 4시즌 연속 4강 PO 진출

추승균(37)은 한창 때였던 24세에 현대(현 KCC)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출전했다. 1998년 3월 20일 대전에서 열린 동양과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였다. 당시 추승균은 38분 48초 동안 22점을 터뜨리며 104-93의 완승을 이끈 뒤 우승 반지까지 끼었다.

그로부터 13년이 흘러 30일 잠실에서 열린 KCC와 삼성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어느덧 코트에서 환갑이 지난 나이가 된 추승균은 프로 최다인 통산 99번째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섰다. 오랜 세월의 무게에 힘이 달릴 만했어도 그에게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했다. 추승균은 32분 41초를 뛰며 19점을 보태 97-81의 완승을 주도했다.

추승균의 장수 비결은 철저한 자기 관리와 솔선수범하며 후배들을 이끄는 성실한 태도에 있다. 금연은 물론이고 4년 전부터는 시즌 때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다. 추승균은 “내 직업은 농구 선수다.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강한 마인드 컨트롤로 극복해 왔다”고 말했다. 현대 시절 추승균의 단짝 선배로 이날 TV 해설을 맡은 조성원(40)은 “비시즌에도 늘 웨이트트레이닝을 빼먹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3연승으로 4시즌 연속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 오른 KCC는 5일부터 정규시즌 2위 전자랜드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다툰다. 시즌 막판 부상 후유증으로 부진했던 KCC 전태풍은 1, 2차전에서 기록했던 평균 10득점의 두 배가 넘는 23점을 터뜨렸다. 국내 최장신 선수 KCC 하승진은 22득점, 16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하며 94-77로 앞선 경기 종료 56.1초 전 왼쪽 코너에서 프로 3시즌 만에 처음으로 3점슛까지 성공시키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9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올랐던 전통의 명가 삼성은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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