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광양루니야”…이종호 한방에 증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3월 21일 07시 00분


전남 새내기, 서울전 교체투입후 펄펄
‘파워+드리블+슛’ 3박자 완벽 추가골
종료 직전 쐐기골 도움까지 만점 활약

전남 드래곤즈의 신인 이종호(19)의 별명은 ‘광양 루니’. 고등학교 시절부터 파워 넘치는 플레이가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웨인 루니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이종호는 20일 열린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팀의 3-0 완승을 이끌어냈다.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21분 1년 선배 지동원과 교체로 투입된 이종호는 10분 만에 추가골을 터트리며 팀의 승리를 결정지었다. 최전방 공격수를 맡은 그는 역습 상황에서 서울의 베테랑 수비수 박용호와 몸싸움을 해 볼을 잡아낸 뒤 과감하게 문전으로 파고들었다.

아디가 달려들자 볼의 방향을 꺾어 공간을 만들어 오른발로 슛했다. 서울 골키퍼 김용대가 각도를 잡고 나왔지만 오른쪽 골포스트를 향해 정확하게 슛했고, 볼은 골포스트를 튀긴 뒤 골라인을 넘었다. 이종호가 파워, 드리블 기술, 정확한 슛 등 3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것이 증명된 장면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김영욱의 골까지 어시스트하며 만점 활약을 펼쳤다.

전남 정해성 감독은 “주문했던 역할을 100% 수행했다. 고맙고 기특하다. 어떤 말로 더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아주 잘 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동원도 “종호가 골도 넣고 잘해줘서 너무 좋았다. 터프하고, 상대 수비수에게 위협을 줄 있는 장점을 가졌다. 뭐든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다”며 칭찬 릴레이에 동참했다.

전남 산하 광양제철고 출신 이종호는 지난해 지동원의 등번호 33번을 달고 있다. 지동원은 33번을 달고 K리그 신인왕과 함께 대표선수로 발탁되는 등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이종호는 “동원이형의 등번호를 이어받아 영광이다. 부담이 되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동원이형과 포지션 경쟁을 하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아직 형보다 부족한 부분이 많다. 형에게 많이 배워서 더 발전한 뒤에 그 때 경쟁해보겠다”고 겸손해 했다.

이종호는 “팀이 6년여 간 홈에서 서울을 이기지 못 했는데 내가 골까지 넣어 승리해서 더욱 기쁘다. ‘광양 루니’라는 별명은 부담도 되고, 자부심도 느낀다. 그런 별명에 어울리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 더욱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골을 넣은 뒤 서포터스석 앞 철망에 매달리는 세리머니를 해 경고를 받은 이종호는 “전남 유스 출신으로 자부심이 있고, 나도 프로에서 골을 넣으면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정 감독은 “경고를 받기 했지만 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혀 혼낼 이유가 없다”며 어린 제자에게 힘을 실어줬다.광양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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