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향해 스타트. 오세진 단거리 대표팀 감독(왼쪽)의 지시에 따라 선수들이 23일 서울 태릉선수촌 트랙 스타트라인에서 포즈를 취했다. 선수 중 왼쪽에서 세 번째가 올해 10초20을 기록해 31년 묵은 남자 100m한국기록을 경신한 김국영. 오 감독은 “세계선수권 남자 400m계주에서 결선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국육상 단거리가 오세진 감독(58) 체제로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내년 8월 열리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대비해 오 전 한국체대 교수를 단거리 대표팀 수장에 앉혔다. 최근 잇달아 잡음을 낸 체제를 끝내고 모든 억측을 없앨 카드로 오 감독을 선택한 것이다.
오 감독은 한국 단거리의 대부다. 아시아의 스프린터 장재근과 여자 100m 한국기록 보유자인 박미선(11초56·1982년) 이영숙(11초49·1994년), 올해 10초23으로 31년 만에 남자 100m 한국기록을 경신한 김국영을 키운 강태석 안양시청 코치, 한국 남자 허들의 간판 이정준(안양시청) 등 한국 단거리의 명맥을 잇는 인물들을 조련했다. 특히 장재근이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20초41의 아시아 신기록을 세울 때 대표팀 코치였다. 1985년 고베 유니버시아드 때도 코치로 400m 계주에서 5위에 입상시켰다. 국제대회 단거리에서 8위 이내 든 것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오 감독은 준비된 지도자다. 1987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상급 지도자 자격증을 받았다. IAAF 지도자 자격증 국내 보유자는 아직까지 오 감독이 유일하다. 이런 경력이 있기 때문에 오동진 육상연맹 회장은 외국인 지도자를 배제하고 전격 단거리 대표팀을 맡겼다. 무엇보다 한국 선수들의 가족사까지 꿸 정도로 잘 파악하고 있는 게 오 감독의 장점이다.
23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오 감독은 “솔직히 김국영이 10초23을 기록했지만 이후 10초4, 5대 기록에 그치는 점을 보면 실질적인 기록은 10초4대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가야 할 길이 멀다. 대구세계선수권에서는 계주에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오 감독은 김국영과 임희남(10초32·광주시청), 전덕형(10초44·경찰대), 여호수아(10초33·인천시청), 임재열(10초39·안산시청), 김민균(10초43·충남대) 등으로 대표팀을 꾸려 조련하고 있다. 오 감독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세운 39초43의 한국 남자 400m 계주 기록이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결선에 진출하려면 38초60은 뛰어야 한다. 세계선수권 전까지 한국기록을 두 번 이상 깨 꼭 8강에 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오 감독은 내년 1월까지 국내에서 훈련한 뒤 홍콩으로 건너가 선수들을 아시아 투어에 출전시킬 계획이다. 세계선수권엔 직전 유럽투어에서 자신감을 쌓는다. 체육과학연구원과 함께 바통터치의 최적 방법을 연구하는 등 과학을 접목한 기록 단축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오 감독은 “바통터치만으로 1초는 줄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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