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아경기]효자 종목? 회장님 관심 나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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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골프 사격 수영 펜싱 등 기업들 후원 힘입어 쑥쑥 성장

지난해 9월 9일로 예정됐던 현대자동차의 신형 쏘나타 발표회는 일주일가량 연기돼 열렸다. 9일은 울산 세계양궁선수권의 하이라이트인 남녀 개인전 결승전이 잡혀 있었다. 신차 발표회가 연기된 데는 양궁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소문이 현대차와 양궁인들 사이에 퍼졌다.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이날 울산으로 날아와 전 경기를 지켜본 뒤 금메달을 따낸 양궁 대표 선수들을 격려했다. 비인기 아마추어 종목에서 이처럼 든든한 후원자가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 정 회장은 광저우 아시아경기도 참관했다. 한국 양궁이 이번 대회에서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한 것은 현대·기아차그룹의 아낌없는 지원이 뒷받침됐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양궁 사랑은 다른 종목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정몽구 회장이 1985년부터 1997년까지 4차례나 대한양궁협회장을 지냈고, 이후엔 아들인 정 회장이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양궁협회는 매년 20억 원이 넘는 지원금을 받는다. 이 돈은 대표 선수들의 국내외 훈련과 각종 대회를 치르는 데 쓰인다. 또 협회는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활과 화살 등 장비를 무료로 지원한다.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가 끝나면 억대의 포상금을 별도로 지급한다. 그동안 쏟아 부은 금액만 2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대를 이은 스포츠 사랑은 코오롱도 마찬가지다. 코오롱 이동찬 명예회장과 아들 이웅열 회장은 1984년부터 올해까지 26년간 묵묵히 골프 대표팀의 후원자로 나서고 있다. 국가대표 및 상비군에 매년 2억 원 이상의 의류, 클럽, 용품을 지원한다. 골프 역시 이번 아시아경기에서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아시아경기 단일 종목 최다인 13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사격 대표팀은 한화그룹의 지원을 받고 있다. 김정 한화갤러리아 상근고문이 2002년부터 대한사격연맹 회장을 맡으면서 매년 7억 원 이상의 발전기금을 내놓는다. 이번 대회에는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트레이너를 현지에 파견하기도 했다.

SK그룹 역시 수영과 펜싱에 후원한 보람을 톡톡히 맛봤다. SK텔레콤의 후원을 받는 박태환은 수영 3관왕에 올랐고, 2003년부터 지원해 온 펜싱 역시 역대 아시아경기 최다인 7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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