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아경기]방긋 방긋 손연재, 아시아를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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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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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 개인 종합 동메달…한국 첫 개인 메달 쾌거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아시아경기 리듬체조 개인전에서 메달을 따낸 ‘요정’ 손연재(16·세종고)가 26일 우아한 몸짓으로 리본 
연기를 펼치고 있다. 손연재는 총점 108.450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광저우=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아시아경기 리듬체조 개인전에서 메달을 따낸 ‘요정’ 손연재(16·세종고)가 26일 우아한 몸짓으로 리본 연기를 펼치고 있다. 손연재는 총점 108.450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광저우=변영욱 기자 cut@donga.com
26일 광저우 아시아경기타운 체육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 종합. 금메달은 안나 알랴비예바(카자흐스탄), 은메달은 울리아나 트로피모바(우즈베키스탄), 그리고 동메달은 손연재(16·세종고)였다. 손연재는 총점 108.450점으로 1위보다는 3점, 2위보다는 1점 뒤졌다. 하지만 입상자 기자회견에서 질문은 한국 취재진을 빼더라도 절반 이상 손연재에게 집중됐다. 한국의 체조 요정이 아시아의 스타로 주목받는 순간이었다.

○ ‘엉엉 연재’

손연재는 25일 리듬체조 단체전이 끝나고 흐느꼈다. 손연재와 신수지, 김윤희, 이경화(이상 세종대)로 구성된 한국팀은 일본에 불과 0.6점 뒤진 4위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선수들은 태릉선수촌 밖에서 훈련할 때는 난방도 되지 않는 추운 체육관에서 떨며 기량을 쌓았다. 신수지는 오른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맏언니 이경화에게는 이번 대회가 은퇴 무대였다. 아쉬움에, 분함에 소녀 4명의 얼굴엔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하지만 26일 아침 언니들은 “너라도 꼭 메달 따라”며 한목소리로 막내를 응원했다.

○ ‘꼿꼿 연재’

연기를 위해 경기장에 들어서는 손연재의 모습은 독특하다. 허리를 펴고 일자 걸음걸이로 등장하는 것은 다른 선수들과 비슷하다. 하지만 손연재는 뒤꿈치를 뗀 채 좌우 어깨를 앞뒤로 크게 흔들며 걷는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한결 우아했다.

손연재의 당당함은 경기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작고 유연한 그의 몸은 후프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전체 2위를 차지한 리본 연기에서 물결치는 리본은 손연재의 몸을 휘감았다. 볼 연기에서 손연재의 볼은 주인의 몸에서 부드럽게 미끄럼을 탔다.

방긋 웃는 얼굴이 트레이드마크인 손연재가 시상대에서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광저우=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방긋 웃는 얼굴이 트레이드마크인 손연재가 시상대에서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광저우=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방긋 연재’

단체전에서 개인 순위 4위를 차지했던 손연재는 개인종합에서는 한층 안정된 연기로 각 종목에서 2, 3위를 차지했다. 손연재의 동메달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한국이 따낸 첫 리듬체조 개인 메달이다.

그는 “스스로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먹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귀국하면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막상 가면 피곤해서 잠만 잘 것 같다”며 웃었다. 그가 미소 지을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은 온통 그에게 쏠렸다. ‘방긋 웃다’란 표현이 없다면 ‘연재처럼 웃다’는 표현이 생겼을 듯한 소녀의 미소에 많은 이가 덩달아 밝아졌다.

광저우=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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