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 원킬 박지성 킬러본능 눈 떴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1월 8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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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탱크 최근 상승세 왜?

울버햄턴전 선제·결승골 양발 합작
돌파·슛·결정력 조화 그림같은 2골
체력회복후 자신감 중앙MF도 펄펄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양 발이 울버햄턴을 무릎 꿇렸다. 박지성은 7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0∼2011시즌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울버햄턴과의 홈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며 전반 45분, 오른발 선제골에 이어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종료직전 짜릿한 왼발 결승골로 팀에 2-1 승리를 안겼다.

박지성의 올 시즌 4호 골이자 리그 첫 득점. 박지성이 1경기에서 2골을 기록한 건 2007년 3월 볼턴과의 홈경기 이후 두 번째다. 박지성은 이날 득점으로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통산 20골을 기록했다.

○수준급 득점 능력

최근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박지성의 득점 과정이다. 자신감이 붙은 것은 물론 수준급의 슛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박지성이 프리어미리그에 진출한 뒤 가장 좋은 득점 페이스를 보였던 2006∼2007시즌(5골)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확연하다. 당시에는 문전 앞에서 리바운드 된 볼을 잡아채 슛으로 연결한 경우가 많았다. 순간 집중력과 포착력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동료들의 도움을 받기보다 직접 상대 문전으로 저돌적으로 돌파해 들어가며 과감하게 슛을 날린다. 골 결정력도 좋아졌다.

이날 선제골은 완벽한 퍼스트 터치에 이어 상대 골키퍼 움직임을 끝까지 보고 침착하게 슛을 날린 게 돋보였다. 결승골은 완벽하게 박지성 개인의 작품이었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수비수를 달고 들어가 1명을 제친 뒤 한 박자 빠른 왼발 슛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체력 회복하고 상승세

박지성은 올 시즌 초반 힘든 나날을 보냈다. 6월 남아공월드컵에서 격전을 치른 뒤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새 시즌을 맞이했다. 대표팀 사령탑이 바뀐 뒤 8,9.10월 친선경기 때 모두 부름을 받아 장시간 비행에 몸이 녹초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예전에 수술했던 무릎이 부어올라 10월 한일전은 출전조차 못했다.

컨디션이 떨어지자 출전시간이 줄어들었고 때마침 이적설이 터졌다.

그러나 박지성은 맨유 입단 뒤 여섯 시즌 째를 맞는 베테랑. 이럴 때 몸을 어떻게 관리해야하는 지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묵묵히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뒀고 서서히 산소탱크에 시동을 건 끝에 최근 쾌조의 컨디션으로 멀티 골을 터뜨렸다.

○중앙 MF로서 재능


또 하나 고무적인 건 측면 뿐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로서도 훌륭한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퍼거슨 감독은 이날 오랜만에 복귀한 오언 하그리브스가 경기시작 5분 만에 부상을 당하자 베베를 투입하면서 왼쪽에 있던 박지성을 중앙으로 이동시켰다. 박지성은 여러 차례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볼을 오래 끌지 않고 원 터치나 투 터치로 간결하게 동료의 발에 정확하게 배달했다. 이따금씩 좌우로 길게 갈라주는 롱패스도 정확했다.

3일 부르사스포르(터키)와의 챔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나온 91%의 패스성공률은 우연이 아니었다. 박지성은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부지런한 움직임 외에 패스나 볼 터치, 경기를 읽는 시야도 프리미어리거로서 손색이 없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보이고 있다.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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