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3명 차출됐는데도 공동 선두 ‘펄펄’… 사자성어로 본 ‘삼성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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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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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개막하는 광저우 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남자 농구 대표팀에 가장 많은 3명의 선수를 차출당한 삼성은 시즌 초반 스타 공백으로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삼성은 주전 선수 3명이 빠졌어도 1일 현재 6승 2패로 전자랜드, KT와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ㅇ전화위복(轉禍爲福)+임기응변(臨機應變)
“위기를 기회로,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삼성 안준호 감독
삼성 안준호 감독
사자성어에 일가견이 있는 안준호 삼성 감독은 지금의 팀 상황을 ‘전화위복’으로 표현하며 흐뭇해했다. 아시아경기 태극마크를 단 이승준, 이정석, 이규섭 중 1명은 대표팀에서 빠지지 않을까 마음속으로 기대했는데 3명 모두 선발되는 걸 보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고 한다. 안 감독은 “대표팀 3인방이 뛴 개막전부터 2경기에서 연장전 끝에 승리한 게 남은 선수들에게 더 잘해야 한다는 자극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적응할 수밖에 없다”며 “잇몸으로도 버틸 수 있도록 팀을 정비해 꾸려 나가는 게 감독의 역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ㅇ후생가외(後生可畏)
출전기회 잡은 후배들 ‘물 만난 물고기’


국가대표 삼총사가 팀에 계속 남아 있었더라면 주전으로 출전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을 후배들이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 주는 것에 대해 안 감독은 ‘후생가외’라는 표현을 이럴 때 쓰는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안 감독은 특히 찰거머리 같은 수비로 상대 가드들을 질리게 만드는 이원수와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코트를 누비는 김동욱, 차재영을 높이 평가했다.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아 몸이 근질근질했던 선수들이 물 만난 고기처럼 펄펄 뛴다는 얘기다.
ㅇ일취월장(日就月將)+군계일학(群鷄一鶴)
새식구 헤인즈 올시즌 평균 31득점 괴력


지난 시즌 모비스에서 뛰다 올 시즌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는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이며 ‘군계일학’이었다. 지난 시즌 평균 12.6득점에 그쳤던 그는 올 시즌 8경기에서 평균 31.3득점의 괴력을 발휘하며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안 감독은 “국내 무대에서 3번째 시즌을 맞은 헤인즈가 한국 농구 스타일에 적응하면서 놀랄 만한 성장을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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