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대표팀 4명의 제자 키워낸 배성길 명서초등 감독] “여민지 축구포기 선언 때 아찔”

동아닷컴 입력 2010-09-28 07:00수정 2010-09-2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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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민지를 포함한 U-17 여자월드컵 우승 주역 4인방을 길러낸 명서초등학교 배성길 감독. 배 감독은 ‘여자축구계의 히딩크’로 불린다.
U-17 여자월드컵 우승 주역인 여민지, 이정은(이상 함안대산고), 김나리, 김수빈(이상 현대정보과학고)의 공통점은 창원 명서초등학교 출신이라는 점이다. 4명 모두 명서초 배성길 감독(51)의 제자다.

배 감독은 ‘여자축구계의 히딩크’로 불린다.

될성부른 떡잎을 알아보는 탁월한 안목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남다른 훈련 및 교육 프로그램으로 선수들을 조련한다.

26일 밤, 배 감독은 경남FC 김귀화 감독대행과 음식점에서 늦은 저녁을 함께 했다. 김 감독대행은 김수빈의 작은 삼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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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U-17 여자월드컵 기간 관심을 끈 것은 선수들의 축구일기였다. 일기를 권유한 주인공이 바로 배 감독이다.

“하루하루 어떤 훈련을 했는지, 어린 선수들은 자주 잊어버리기 때문에 일기 작성을 하면 큰 도움이 됐다. 정은이나 민지, 나리, 수빈이도 힘들 때나 뜻대로 잘 풀리지 않을 때 항상 예전 일기를 들여다본다고 한다. 왜 이들이 저토록 크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 느껴지는 대목이다.”

여민지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극심한 성장통을 겪으며 괴로워하던 시기, 흔들리던 아버지 여창국(54) 씨를 붙잡아 준 것도 배 감독이었다.

무릎이 아파 어쩔 줄 모르는 딸의 고통을 지켜보다 못한 여 씨는 어느 날 딸에게 깁스를 시켰다. 정말로 축구를 그만두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 씨가 딸의 손을 잡고 배 감독을 찾아와 “축구를 포기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자 배 감독은 “따님과의 인연이 여기까지인가 보다. 공부로 꼭 성공하길 바란다”는 한 마디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여 씨는 끝내 떠나지 못했다. 축구를 너무 하고 싶어 하던 딸, 고통 속에서도 따로 공을 차는 모습이 어른거려 발걸음을 돌릴 수 없었다고.

배 감독은 “나리의 과감한 돌파와 정은이의 위치 선정과 패스, 수빈이의 든든한 안정감, 놀라운 시저스 킥을 날리는 민지까지 어느 한 명도 놓칠 수 없었는데, 정말로 축구를 포기할까봐 아쉬웠다”고 흘러간 옛 추억을 떠올렸다.

창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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