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위기를 기회로 ‘롤러코스터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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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5일 07시 00분


롯데 4강까지…올시즌 리뷰

지난달 중순 SK·두산과 ‘죽음의 6연전’

이대호 9G연속홈런 등 예상깨고 6연승

이달초 5위 KIA에 2연승…4강행 쐐기

로이스터호, 구단 사상 첫 3년 연속 PS롯데의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구단 역사상 최초다. 롯데가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그동안 1991∼1992년과 1999∼2000년, 그리고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8년부터 올해까지의 3차례뿐이다. 두 번(1984·1992년)이나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한 구단치고는 다소 의외다. 따라서 올시즌 롯데는 구단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그러나 뿌리 없는 나무 없듯 롯데의 올시즌 여정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숱한 고비와 파고를 힘겹게 건너며 이룬 결실이다. 특히 4강행의 분수령은 8월 17일부터 22일까지 SK, 두산과 치른 6연전이었다. 앞선 8월 13∼15일 광주 원정에서 강력한 4강 경쟁 상대 KIA에 1승2패로 밀린 데다 설상가상으로 주포 홍성흔마저 사구에 왼 손등을 다쳐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롯데는 갈림길에 섰다. 8월 15일 롯데는 50승3무53패, KIA는 48승58패로 불과 2게임차 간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대다수 야구 전문가들은 쫓기는 롯데가 8월 17∼22일 6연전에서 무너지면서 4위 자리를 KIA에 빼앗길 것으로 점쳤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됐다. 적지 문학에서 SK를 상대로 거짓말 같은 스윕을 달성한 여세를 몰아 안방에서 두산에 다시 싹쓸이 승리를 일궜다. 이 6연승 기간 롯데는 팀 방어율 3.33(2위), 팀 타율 0.338(2위)의 꽉 짜인 투타 밸런스를 바탕으로 아무도 예상 못한 결과를 만들었다. 반면 KIA는 8월 20∼22일 삼성과의 광주 3연전 전패를 포함해 이 기간 2승4패로 무너졌다.

여기서만 양 팀간 4게임의 차이가 발생했다. 장원준을 제외한 선발진 4명 김수완(2승) 송승준 사도스키 이재곤(이상 1승)이 모두 퀄리티 스타트로 승리의 발판을 닦았고, 앞선 광주 원정에서 9연속경기홈런 세계신기록을 쓴 이대호를 비롯한 타선도 6연전 기간 중 대포와 소총을 조화시킨 팀 위주의 배팅으로 47타점(1위)을 합작하며 SK와 두산의 마운드를 허물어뜨렸다. 개막 5연패로 불안하게 출발한 롯데의 2010시즌 하이라이트였다.

그리고 이달 2∼3일 호랑이 굴로 들어간 롯데는 배수진을 친 KIA에 각각 6-1, 10-6의 승리를 신고하며 사실상 4강행의 9부 능선을 넘었다. 롯데와 KIA의 간격은 다시 6.5게임차로 벌어졌다.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 롯데가 14게임, KIA가 13게임을 남겨둔 상황에서 4강 경쟁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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