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16강 일군 ‘한국축구의 아이콘’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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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 통했다

세계가 놀랐다

▼ ‘폭풍 드리블’ 지성 양박 ‘물오른 킬러’ 주영 ▼


▼ ‘동물적 패스’ 청용 쌍용 ‘명품 프리킥’ 성용 ▼

‘양박쌍용.’ 1980, 90년대 인기를 누린 홍콩 액션 누아르 영화 제목 같아 보이지만 어느새 한국 축구의 아이콘이 된 표현이다.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박주영(25·AS모나코)의 ‘양박’과 이청용(22·볼턴)과 기성용(21·셀틱)의 ‘쌍용’.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에서 3골 2어시스트를 합작하며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끈 이들의 활약은 스크린 속을 종횡무진 누비던 홍콩 액션 배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세계 축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잉글랜드(박지성 이청용)와 스코틀랜드(기성용) 프랑스(박주영)에서 뛰는 이들은 세계무대도 이미 안방처럼 편안해졌다는 걸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유럽과 남미 강호들을 만나면 주눅이 들어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주저앉던 예전의 한국 축구 모습을 이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다.

한국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인 캡틴 박지성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적인 스타의 반열에 자리를 굳혔다. 그는 그리스전에서 30m 폭풍 드리블로 쐐기골을 넣어 세계 축구팬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골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월드컵 3회 연속 득점을 기록해 외신들로부터 ‘탈아시아급 선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박주영은 나이지리아전에서 절묘한 프리킥 골로 ‘킬러 본능’으로 통하는 자신의 진가를 세계에 알렸다. 영국의 스포츠 베팅업체 윌리엄힐은 한국-아르헨티나 경기에 앞서 한국이 선제골을 넣는다면 주인공은 ‘원샷 원킬’ 박주영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예측했다. 프랑스 1부 리그에서 뛰면서 보여준 골 결정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허정무호 출범 후 A매치에서 가장 많은 골(9골)을 넣은 태극전사가 바로 박주영이라는 데서 그의 득점력을 알 수 있다.

월드컵 무대를 처음 밟은 두 마리 용 이청용과 기성용도 거침없는 움직임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양박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대회 개막 전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떠오를 스타 11명에 포함시킨 이청용은 아르헨티나전에서 영패를 막는 귀중한 골을 넣었다. 스포츠 전문 매체 ‘블리처 리포트’도 남아공 월드컵에서 강한 인상을 줄 영플레이어 10명에 이청용의 이름을 올렸듯 그는 이미 세계 수준의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기성용은 양박쌍용 중 유일하게 골을 넣지 못했지만 그리스전과 나이지리아전에서 이정수가 기록한 2골이 모두 그의 발끝을 떠난 명품 어시스트에서 나왔다. 13세 때 호주로 축구 유학을 다녀온 기성용 역시 세계무대가 두렵지 않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다시보기=월드컵 첫 원정 16강 진출, 대한민국-나이지리아 경기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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