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8강골도 쏜다”

  • Array
  • 입력 2010년 6월 24일 07시 00분


코멘트
나이지리아 전과의 후반전 경기에서 박주영 두번째 골을 넣은 넣은 뒤 팔을 벌리며환호하고 있다. 전영한 동아일보 기자 scoopjyh@donga.com
나이지리아 전과의 후반전 경기에서 박주영 두번째 골을 넣은 넣은 뒤 팔을 벌리며환호하고 있다. 전영한 동아일보 기자 scoopjyh@donga.com
나이지리아전 명품 프리킥 16강 견인
살아난 킬러본색…우루과이전 정조준


‘더반의 기적’은 고스란히 포트 엘리자베스로 이어진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박주영(25·AS모나코). 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어낸 그는 우루과이 골문을 향해 ‘명품 프리킥’을 선사할 작정이다.

23일(한국시간) 더반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B조 최종전. 수많은 ‘경우의 수’를 피해나가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했던 승부였다. 1-1 팽팽하던 균형추가 깨진 것은 후반 4분. 문전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박주영의 발을 떠난 볼은 나이지리아의 수비벽을 피해 절묘하게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휘어졌다. 환상의 선방으로 이번 대회에서 ‘거미 손’으로 불렸던 상대 골키퍼 에니에아마도 전혀 손을 쓸 수 없었다.

4년의 기다림. 아르헨티나와 2차전 자책골로 인해 이번 남아공 무대도 하마터면 지옥이 될 뻔 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그토록 중요한 순간, 그에게 활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항상 봐왔던 특유의 기도 세리머니가 더욱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 까닭이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경기 후 박주영의 프리킥 득점을 ‘오늘의 골’로 선정할 정도로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나이지리아 킬러로서 위용도 만천하에 다시 떨쳤다. 2005년 20세 이하 청소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박주영은 0-1로 뒤지던 후반 44분, 환상적인 오른발 프리킥 동점골을 터뜨리며 2-1 역전승의 디딤돌을 놓았던 기억이 있다.

모든 불명예를 깨끗이 씻은 박주영의 몸놀림은 그토록 기다렸던 월드컵 첫 골 이후 완전히 되살아났다. 우루과이와 16강전이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주영이 FC 서울에 머물던 시절, 코치 신분으로 사제지간 한솥밥을 먹은 이영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대구FC 감독)은 “(박)주영이가 완벽히 부활했다. 골게터가 골 맛을 본 순간부터 진짜 실력이 나온다”고 했다.

더욱이 득점이 박주영의 전매특허인 프리킥에서 이뤄졌다는 점이 훨씬 고무적이다.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이를 인정한다. 대표팀이 소집될 때마다 틈만 나면 프리킥 연습을 해왔던 박주영이다. 골 부담을 덜어낸 한국 최고 스트라이커의 시선은 우루과이를 향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전영한 동아일보 기자 scoopjy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