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Star] 오지환, 날마다 야간특훈…별★ 보면서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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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8일 07시 00분


3시간씩 펑고 받고 타격훈련 1군 1년 늦게 올라온 게 보약

3시간씩 펑고 받고 타격훈련
1군 1년 늦게 올라온 게 보약
동영상 보며 매일 메모하기도

두둑한 뱃심+긍정적 마인드
참, 저 느린 발 절대 아니에요

방망이 서서히 달궈지고 있고
이젠 수비에도 자신감 붙었죠
신인왕을 향해 오늘도 달린다

LG 유격수 오지환은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26일 현재 21경기에 나가 타율 0.295, 12타점, 12득점을 올리고 있다. 신인이던 지난해에는 1군에서 5경기밖에 뛰지 못했지만 올해 주전 유격수로 출장하며 빠른 기량향상을 보여주고 있다. 오지환은 적어도 10년은 LG 유격수 자리를 책임질 선수다. 차세대 국가대표 유격수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 올해 오지환의 목표는 3할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서용빈 타격코치와 한 약속을 꼭 지키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LG의 젊은 유격수 오지환의 빠른 성장이 올시즌 초반 프로야구 팬들에겐 커다란 관심일 수밖에 없다.

○신인왕은 당연한 목표

올해 신인왕 후보 가운데 선두주자는 오지환과 두산 양의지다. 오지환도 잘하고 있지만 경찰청을 제대하고 두산의 안방을 꿰찬 양의지도 지난주까지 타율 0.295에 5홈런, 15타점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최형우(삼성), 이용찬(두산)에 이어 3년 연속 중고신인이 신인왕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오지환은 유격수, 양의지는 포수라는 중요한 포지션을 맡고 있다. 오지환은 긍정적인 마인드와 두둑한 뱃심이 장점이다. “항상 막내답게 활기찬 플레이를 하려고 합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을 찾아서 하려고요.”오지환이 신인왕이 된다면 1997년 이병규 이후 LG에게는 13년만의 경사다. 고졸신인으로는 팀 역사상 첫 번째 신인왕이 된다.

○1년 늦게 올라온 게 약이 됐어요

지난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오지환은 1군에서 5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1군에서 뛰고 싶다는 욕망이 간절했지만 불러주지 않았다. 오지환의 마음을 잡아준 사람은 서용빈 코치였다.“지환아! 1군에 가는 게 급한 게 아니다. 지금보다 실력을 더 쌓아야 한다.”고교시절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했던 오지환은 2군에서 자신의 실력이 평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프로에 와보니 저는 보통선수였어요. 특히 저는 수비가 약했죠.”단체훈련을 마치면 가장 늦게까지 남아 매일 1시간씩 펑고를 받았다. 저녁을 먹고 나면 서 코치와 함께 2시간씩 야간타격훈련을 했다.“코치님은 항상 제 곁에 계셨어요. 정말 고마울 정도로 저를 지켜봐주셨죠.” 서 코치는 2008년 스카우트팀에 있을 때 오지환과 인연을 맺었다. 오지환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서 코치는 경기고 3학년 때 이미 오지환의 타격밸런스를 지도한 적도 있다. 지난해에는 2군에서 함께 했고 올해는 1군에서 오지환을 지켜보고 있다. “코치님이 하시는 말씀은 늘 한 가지예요. 실패를 두려워 마라! 자신 있게만 하면 저는 다 할 수 있대요.”
LG 오지환(오른쪽)은 정체된 팀에 새로운 자극제가 되고 있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수비 실수가 많지만 그러면서 배워나가는 것이다. 앞으로 야구를 아주 잘할 재목”이라고 말한다. 스포츠동아DB
LG 오지환(오른쪽)은 정체된 팀에 새로운 자극제가 되고 있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수비 실수가 많지만 그러면서 배워나가는 것이다. 앞으로 야구를 아주 잘할 재목”이라고 말한다. 스포츠동아DB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오지환은 요기 베라의 명언을 항상 가슴속에 새겨놓고 있다. 경기고 2학년 때 대통령배 1회전. 2-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지킨 오지환은 9회말 투아웃을 잡고 청주기공의 마지막 타자를 남겨놓고 있었다. “주자도 없고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순간적으로 방심했나 봐요.” 몸에 맞는 공으로 타자를 출루시키고 도루와 2루타가 이어지며 동점을 내줬다. 그리고 순식간에 끝내기 안타까지 허용했다. 야구를 하면서 그날처럼 가슴 아픈 일은 없었다. 지난해 프로에서는 좋은 경험을 했다. 9월 6일 잠실경기에서 두산에 0-5로 뒤지던 경기를 6-5로 뒤집었다. 9회말 박용택의 동점타와 최동수의 끝내기 안타가 터져 나오며 역전승했다. 오지환은 6회말 2사 만루서 밀어내기로 프로 데뷔 첫 타점을 올리며 승리에 일조했다. “야구는 정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항상 집중해서 경기를 할 겁니다.”

○수비 자신감이 늘고 있어요

시즌 초반에는 실책이 많았다. 경기장 적응도 안 되고 타구가 2군과는 분명 달랐다. 경기가 끝나면 자신의 플레이를 동영상으로 보고 일일이 메모를 했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안 하겠다는 다짐도 빼놓을 수 없었다. “사실 초반에는 많이 떨렸어요. 이제는 여유도 생기고 자신감도 있어요.” 가장 좋아하는 유격수는 삼성 박진만이다. 공을 쉽게 잡아, 쉽게 던지는 부드러운 수비가 너무 좋았다. “제가 핸들링이 좀 딱딱하거든요. 송구동작도 스텝을 이용해 부드럽게 하려고 합니다.”

○올해는 3할, 내년에는 20홈런-20도루가 목표

오지환은 자양중 3학년 때 당시 감독이었던 두산 신경식 타격코치의 권유로 우타자에서 좌타자로 변신했다. 신 코치는 “흔쾌히 내 의견을 따라줬다. 1년 동안 정말 열심히 했다”며 집중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오지환을 칭찬했다. 경기고 1학년 때 오지환은 서울시내에서 ‘에이스 킬러’로 통했다. 서울시 춘계리그에서 오지환이 당시 최고투수였던 장충고 이용찬과 서울고 임태훈을 상대로 두 번이나 결승타를 쳐낸 것. 팀 선배인 서울고 이형종에게는 홈런을 치기도 했다. “올해 형들하고 한번씩 만났는데 용찬이 형한테는 삼진을 당했고 태훈이 형 공은 안타를 쳤어요. 형들이 최고투수지만 자신감이 있더라고요.” 오지환의 올해 목표는 3할이다. “스프링캠프 때 서용빈 코치님하고 약속했어요. 꼭 지킬 겁니다.” 오지환은 좋은 스윙을 몸에 익히고 있다. 신인답지 않게 밀어치는 능력이 뛰어나고 파워도 있다. 한화 장종훈 타격코치는 “타격밸런스가 맘에 든다”며 프로에 빠르게 적응할 것 같다고 칭찬했다. 오지환은 내년 목표를 20홈런-20도루라고 했다. “저 발 느리지 않은데…. 코치님들은 제가 느리대요. 도루는 센스도 중요하잖아요.” 오지환의 매력은 신인다운 패기와 자신감이다.

○꿈은 항상 최고 유격수

경기고 2학년 때 오지환을 만난 적이 있다. 그때 오지환은 LG에서 주전유격수가 되는 게 첫 번째 꿈이고 두 번째 꿈은 프로 최고의 유격수가 되는 것이라고 또렷하게 말했다. 데뷔 2년 만에 오지환은 생각대로 LG의 주전유격수가 됐다. 자신의 말대로 아직은 수비에서 선배들에게 뒤지지만 최고유격수를 향한 그의 꿈은 또렷하게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다. 오지환이 LG에 새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그는 ‘빅5’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닌 LG의 간판선수로 커나갈 수 있는 재목이다. 팬들에게는 매일 매일 발전하는 오지환을 보는 즐거움이 커다란 행복이 아닐 수 없다.
▶ Who 오지환 ○생년월일:1990년 3월 12일 ○신장/체중:186cm/80kg ○학력:군산초∼자양중∼경기고 ○투타:우투좌타 ○경력:2009년 LG 입단(1차지명) ○계약금: 2억 8000만원(연봉 2400만원) ○2009년 성적:5경기 9타수 1안타(0.111),타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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