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축구로 다친 마음 축구로 풀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4월 23일 1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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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경기 무승…팬들·사무국 사기 뚝↓
단장·감독 등 자체 청백전으로 분위기 업↑

K리그 포항-전북 전이 벌어진 9일 포항 스틸야드. 경기 전 본부석 왼편 관중석에 전임 파리아스 감독의 걸개그림이 펼쳐졌다. 몇몇 강성 서포터들이 레모스 신임 감독에게 자극을 주려고 준비한 퍼포먼스였다.

포항 사무국 직원들이 반응이 엇갈렸다.

“빨리 내리도록 지시하라”는 사람이 있었던 반면 “굳이 강제할 필요가 있느냐. 감독도 보고 좀 느끼는 게 좋겠다”는 말도 나왔다.

팀 성적이 좋을 때는 모든 게 잘 돌아간다. 작년 포항은 ‘스틸러스 웨이’로 신바람을 일으켰다. 홈에서 이길 때는 기분 좋게 승리에 취했고 간혹 져도 내용은 박진감 넘쳤다며 모두가 칭찬 일색이었다.

그러나 한 번 삐걱거리기 시작하자 달라졌다.

포항은 전북 전에서 다 이긴 경기를 동점으로 끝냈고 18일 인천 원정에서는 ‘주장’ 황재원이 퇴장당하며 0-4로 참패했다. 최근 4경기 1무3패.

팬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사무국 사기가 떨어지며 작년의 흥겨운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어졌다. 위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위기의 포항 선수단이 분위기 전환을 위한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방법은 역시 ‘축구’였다.

선수들을 제외한 코칭스태프, 사무국 직원, 지원 스태프 등 전원이 22일 2군 경기를 마친 뒤 송라 구장에서 자체 청백전을 가졌다. 레모스 감독을 비롯해 박창현 수석코치, 최헌태 단장도 동참했다.

말보다 몸의 반응이 빨랐다. 서로 땀 흘리고 부딪히는 사이 최근 부진으로 쌓인 야릇한 감정이 상당부분 사그라졌다. 결과도 사이좋게 5-5. 포항 한 관계자는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수들에게도 이 마음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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