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희 기자의 스포츠블로그] 로셰트 당신의 눈물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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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5일 07시 00분


2009년 7월3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Ⅶ-슈퍼클래스 온아이스’ 클리닉 참가자들에게 조애니 로셰트가 스핀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바로 뒤가 그녀를 체험 일일 스승으로 모셨던 전영희 기자. 스포츠동아DB
2009년 7월3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Ⅶ-슈퍼클래스 온아이스’ 클리닉 참가자들에게 조애니 로셰트가 스핀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바로 뒤가 그녀를 체험 일일 스승으로 모셨던 전영희 기자. 스포츠동아DB
부모를 잃은 슬픔을 단장(斷腸)의 슬픔이라고 합니다. 이틀 전, 어머니를 잃은 사람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기를 펼쳐보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그것도 빙판위에서요. 조애니 로셰트(24·캐나다)는 마지막 스핀 동작을 마치고, 하늘을 올려다봤습니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믹스트존에서 TV로 지켜보던 브라이언 오서(49·캐나다) 코치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하더군요. 오서는 응원의 의미로 한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그 마음은 전 세계 모든 스포츠팬들이 같았겠지요.

로셰트에 대한 기억은 친절한 스타였다는 것입니다. 지난 해 여름. 그녀는 현대카드의 초청으로 내한해, 한국팬들을 대상으로 일일피겨코치를 한 적이 있지요. 다소 피곤해 하는 다른 스타와 달리, 그녀는 사소한 질문 하나하나에도 웃으며 답했습니다. 그녀를 일일 스승으로 모시고 피겨체험을 마친뒤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피겨를 잘 타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대답은 “많이 넘어지라”는 것이었어요.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뜻이랍니다.

“We’re all behind you.” 로셰트를 다룬 24일자(한국시간) 밴쿠버 선 지 올림픽 특집면의 헤드라인입니다. 올림픽이 내셔널리즘의 각축장이 됐다는 비판도, 그녀의 연기 앞에서는 무색해지더군요. 꼭 로셰트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자국 팬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팬들이 자신의 뒤에서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던 그 말을 다시 그녀에게 돌려, 위로하고 싶습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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