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 우즈 꺾을때 셔츠-홀 깃발 기부

  • Array
  • 입력 2010년 2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사인볼 정도 기대했던 美 아들학교 깜짝
“뿌린 만큼 거둔다는 진리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어”

제주도 출신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에서 아시아인 최초의 메이저 대회 챔피언으로 우뚝 선 프로골퍼 양용은(38·사진)의 선행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홈페이지가 23일 소개한 기사에 따르면 양용은은 최근 자녀들이 다니는 미국 텍사스 주 사우스레이크의 더햄초등학교에 지난해 PGA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고 우승할 때 입은 셔츠와 헤이즐틴 골프장 18번홀 깃발을 선뜻 내놓았다. 이 학교 사친회에서 기자재 구입 및 현장학습에 필요한 돈을 모으고자 기부를 요청했는데 양용은이 예상 밖의 선물을 깜짝 기증한 것이다. 사친회의 세라 클로스 씨는 “사인볼 몇 개만 받았어도 매우 기뻤을 것이다. 그런데 역사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가치 있는 물품을 내놓아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양용은은 “학교 자선 행사인 데다 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아닌가. 내게도 소중한 물건이지만 그것을 사는 사람은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프로골퍼에게는 책임감이 따른다. 아이들에게 자기만 아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진 않았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진리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었다. 농부의 아들인 내가 살아가면서 배운 교훈이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이 물품들은 28일까지 경매에 부쳐지며 수익금은 학생들을 위해 쓰인다.

PGA투어 홈페이지는 “양용은이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탈락한 뒤 곧바로 텍사스로 돌아와 아빠와 아이가 함께하는 학교 행사에 참석했다”며 그의 가정적인 모습도 소개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