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전설’ 獨비트, 올림픽 2연패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3일 2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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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빛낸 피겨여제들20∼30년대 ‘지존’ 소냐전무후무한 3연속 우승日아라카와, 亞최초

피겨스케이팅은 겨울올림픽의 꽃이다. 그 중에서도 여자 싱글은 꽃 중의 꽃으로 불린다. 김연아는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역대 20번째 올림픽 피겨 여제(女帝) 등극을 노린다. 2006년 토리노 대회까지 19명의 피겨 여왕이 올림픽 무대를 수놓았다. 제1회 겨울올림픽은 1924년 샤모니 대회이지만 여자 싱글은 1908년 런던과 1920년 앤트워프 여름올림픽 때도 정식 종목이었다.

올림픽을 빛낸 피겨 여왕 중 팬들의 기억 속에 아직도 또렷이 남은 선수는 옛 동독 출신의 카타리나 비트다. 1984년 사라예보와 1988년 캘거리 대회를 2연패한 비트는 1980년대 은반을 평정한 독보적인 존재였다. 캘거리 대회에서 비제의 카르멘에 맞춰 선보인 화려하고 강렬한 그의 연기는 피겨 역사에 길이 남을 명품으로 꼽힌다. 비트 이후 올림픽 2연패는 나오지 않고 있다. 1968년 그레노블 대회 우승자 페기 플레밍(미국)은 미녀 스케이터의 원조다. 미국 언론들이 김연아를 플레밍 이후 가장 압도적인 금메달 후보로 평가하는 데서 알 수 있듯 플레밍은 1960년대 후반 적수가 없는 '은반 위의 언터처블'로 통했다.

아라카와 시즈카(일본)는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아시아 국적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일본의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아라카와는 당시 사샤 코헨(미국)과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 등 쟁쟁한 우승 후보들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김연아의 열렬한 팬이라고 밝혀 화제가 됐던 크리스티 야마구치(미국)는 1992년 알베르빌 대회 금메달리스트. 일본계인 야마구치는 당시 트리플 악셀을 앞세워 금메달에 도전하던 일본 피겨의 희망 이토 미도리와의 맞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다. 이토는 은메달에 머물렀다.

1928년 생모리츠, 1932년 레이크플래시드, 1936년 가르미쉬 파르텐키르헨 대회를 3연패한 소냐 헤니(노르웨이)와 1998년 나가노 대회 챔피언 타라 리핀스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우승자 사라 휴즈(이상 미국)도 빠트릴 수 없는 여제들이다. 김연아가 우상으로 꼽은 미셸 콴(미국)은 세계선수권에서 5번이나 우승했지만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콴은 나가노 대회에서 은메달,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는 동메달에 그쳤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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