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연봉? 주는 대로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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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1일 07시 00분


한화 류현진은 연봉을 구단에 일임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구단에서 최하위로 떨어진 팀성적을 들어 “이번에는 대폭인상 불가”라는 입장이지만 류현진은 “연봉협상에서 구단과 싸울 생각은 없다. 알아서 달라”며 느긋하다. 스포츠동아 DB
한화 류현진은 연봉을 구단에 일임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구단에서 최하위로 떨어진 팀성적을 들어 “이번에는 대폭인상 불가”라는 입장이지만 류현진은 “연봉협상에서 구단과 싸울 생각은 없다. 알아서 달라”며 느긋하다. 스포츠동아 DB
탈삼진 1위 등 올시즌 ‘알짜’ 활약
팀성적 꼴찌 감안 대폭인상 어려워
“매년 구단서 잘 책정…깎여도 좋아”
“내년엔 꼭 우승” 외치며 훈련 열중


“연봉협상은 신경 안 써요. 주는 대로 받으면 되죠 뭐. 내년에 야구 잘하는 게 더 중요해요.”

한화는 올 시즌 최하위의 팀성적 때문에 연봉협상에서 칼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에이스 류현진(22)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삭감 대상은 아니지만 “예년처럼 대폭적인 연봉 인상은 어렵다”는 게 한화 구단의 입장. 팀 성적에 대해 모두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논리다.

류현진으로서는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13승12패 방어율 3.57. 비록 2006년 프로 데뷔 후 개인적으로 최소승과 최다패를 기록했지만 탈삼진(188) 1위에 올랐고, 국내투수 중 가장 많은 189.1이닝을 던졌다. 최다승 그룹에 1승 모자랐고, 최다이닝 부문에서도 1위인 KIA 로페즈(190.1이닝)에 불과 1이닝 부족한 수치다. 그로서는 자신이 할 몫은 다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팀타선의 지원 부족으로 날린 승수와 늘어난 패수를 감안하면 ‘대폭 인상’을 주장하며 구단과 맞설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프로에 온 뒤 한번도 연봉에 대해 내 주장을 얘기하지 않았는데 구단에서 알아서 잘 책정해줬어요. 내년 연봉도 알아서 주겠죠. 신경 쓰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너무 온순하면 손해만 본다”는 얘기에도 “팀 성적도 좋지 않았고…. 손해 보면 어때요”라며 웃었다.

역대 5년차 최고연봉은 삼성 오승환의 2억6000만원. 데뷔 후 해마다 연차별 최고연봉 기록을 써온 류현진은 올해 2억4000만원을 받았기에 2000만원 이상 인상되면 오승환을 또다시 넘어서게 된다.

이에 대해서도 “연봉이 깎여도 할 수 없고, 동결돼도 할 수 없고, 기록을 세우면 좋고”라며 웃을 뿐이다. 김태균과 이범호의 일본진출로 타선약화가 걱정되지만 “올해보다 더 많이 던지고 점수를 덜 주도록 해야죠”라면서 자신이 할 일에만 신경쓰겠다는 태도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늘 웃는 얼굴. 그래서 그 속을 도통 알 수가 없다. 주위에서는 이런 그를 두고 “속에 능구렁이 100마리가 똬리를 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류현진은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나온 뒤 인천집에서 생활하며 모교인 인천 동산고로 출근하고 있다. 해마다 겨울이면 모교에서 후배들과 훈련해왔는데 이곳이 마음 편하다고 한다.

“후배들이 지도해달라고 요청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내가 그럴 위치도 아니고”라며 손사래를 친 뒤 “애들하고 똑같이 훈련하다가는 엄청난 훈련량 때문에 저 죽어요. 내 스타일대로 훈련 해야죠.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드는데 상체보다는 하체 단련 위주의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어요. 하체가 중요하죠”라며 웃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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