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가른 17번홀 보기… 여제 ‘안도’ 지존 ‘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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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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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선수를 향한 신지애와 로레나 오초아의 대결은 막판까지 치열하게 펼쳐졌다. TV 중계 화면에는 마치 실시간 개표 방송을 하듯 홀마다 두 선수에 대한 관전 포인트를 내보냈다. 희비는 17번홀(파3)에서 엇갈렸다.

신지애 바로 앞 조였던 오초아는 160야드로 세팅된 이 홀에서 아이언 티샷을 한 공을 왼쪽 벙커에 빠뜨렸다. 내리막 경사에서 한 벙커 샷은 짧아 다시 벙커에 빠졌다. 세 번째 샷을 겨우 그린에 올렸고 남은 거리는 3m. 더블보기를 하면 오초아는 2위에서 공동 4위로 밀리게 돼 올해의 선수는 사실상 물 건너가는 상황이었다.

신지애가 티 박스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는 가운데 오초아의 보기 퍼트는 홀컵 오른쪽 끝을 타고 빨려 들어갔다.

오초아가 홀 아웃한 뒤 신지애는 7번 우드로 티샷을 했으나 왼쪽으로 부는 바람에 밀려 역시 벙커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공이 벙커 끝에 떨어져 스탠스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왼발은 벙커 밖에 놓은 채 샷을 했다. 이 벙커 샷이 너무 짧아 러프에 떨어지며 3온 1퍼트로 뼈아픈 보기를 했다. 공동 8위로 밀려난 신지애는 18번홀(파4) 버디가 꼭 필요했지만 두 번째 샷이 짧아 그린에 미치지 못했고, 18야드를 남기고 한 칩샷도 컵을 향해 구르다 오른쪽으로 휘어졌다.

신지애는 아쉬움에 허탈하게 하늘을 쳐다봤고 올해의 선수를 확정 지은 오초아는 가슴을 툭툭 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전남 함평군은 함평골프고 출신인 신지애의 위업을 기리고자 함평읍 함평엑스포공원에 기념비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가로 2.7m, 너비 1.50m, 높이 2.7m 규격의 기념비는 화강석 등으로 골프채 등을 형상화해 만들게 되며 청동으로 제작한 신 선수의 흉상이 주요 경력과 함께 새겨진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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