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전창진 감독 ‘친정’동부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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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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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연승서 스톱… 김주성 맹활약 동부 공동선두에

“영원한 치악산 호랑이∼ 감독! 전창진!”

13일 원주치악체육관. 경기에 앞서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에 관중의 함성이 쏟아졌다. 마치 홈팬들의 응원을 방불케 했다. KT의 전창진 감독(46)은 “아직 방문팀이란 말이 낯설다”며 원주 농구팬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전 감독은 코치 시절인 1999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10년 동안 ‘원주맨’이었다. 그런 그가 ‘적장’으로 돌아왔다. 상대는 코치로 그를 보좌했던 동부의 강동희 감독(43). 강 감독은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전 감독에게 다가가 환한 미소와 함께 악수를 건넸다. 전 감독은 “팀을 잘 이끌고 있어 보기 좋다”는 덕담과 함께 강 감독의 손을 잡았다.

두 감독의 관계는 단순한 사제지간 이상이다. 역대 사령탑 최고대우(연봉 3억5000만 원)로 이번 시즌 KT로 둥지를 옮긴 전 감독은 동부 구단에 강 감독을 사령탑으로 적극 추천했다. 강 감독 역시 “전 감독님 밑에서 코치 수업을 받은 게 지도자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두 감독은 팀이 갈렸지만 지금도 안부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격려한다.

하지만 이들은 경기 시작과 함께 ‘냉정한 승부사’로 변했다. KT는 이날 승리하면 9연승을 달릴 수 있던 상황. 홈팀인 동부 역시 1라운드 맞대결에서 패했기에 양보할 수 없는 한판이었다.

두 팀의 승부는 경기 초반부터 팽팽하게 이어졌다. 동부의 ‘높이’에 KT는 ‘끈끈한 수비’와 ‘스피드’로 맞섰다. 승부는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갈렸다. 79-78로 앞서던 동부는 KT의 잇단 실책을 틈타 1분여 동안 점수차를 7점까지 벌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결국 86-80으로 동부의 승리. 동부는 마퀸 챈들러(27점 6리바운드)와 김주성(17점)의 활약이 돋보였다. 동부는 9승 3패로 KT와 공동 선두에 올랐다. KT는 제스퍼 존슨(18점)과 송영진(15점)이 분전했지만 막판 집중력 부족이 아쉬웠다.

오리온스는 대구 홈경기에서 전자랜드를 96-79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최하위 전자랜드는 11연패에 빠졌다.

원주=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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