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최향남이 16일 서울 잠실 탄천 부근 빈터에서 투구 연습을 하고 있다. 올해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보낸 그는 내년이 메이저리그 도전 마지막 해라는 배수진을 치고 17일 멕시코로
떠났다. 이헌재 기자
한국 사람이 외국에 오래 머물 때 가장 생각나는 음식은 김치다. 최향남(38)도 그랬다. 지난해 말 도미니카 윈터리그부터 9월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앨버커키에서 시즌을 마칠 때까지 그는 정말 김치가 먹고 싶었다. 엄마의 손맛이 담긴 김치가 그리웠다.
지난달 중순 귀국한 뒤 그의 밥상에는 끼니마다 김치가 빠지지 않았다. 올겨울에는 멕시코 윈터리그(퍼시픽리그)에 참가하는 그는 출국 하루 전인 16일 김경태(전 LG), 최익성(전 SK) 등 지인들과 환송식을 겸한 점심을 함께했다. 장소는 서울 송파구 삼전 사거리 근처의 한 김치찌개 전문점이었다.
최향남은 얼큰한 김치찌개에 밥을 두 공기나 비운 뒤에도 맨입에 김치를 계속 집어넣었다. “짜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제 내일이면 다시 한동안 못 먹으니까 미리 많이 먹어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매일 빵만 먹으니까 속이 편할 날이 없었다. 가끔 한국식당에서 먹는 김치도 국내에서 먹는 맛과는 전혀 달랐다”고 덧붙였다.
최향남은 내년을 메이저리그를 향한 마지막 도전의 해로 생각한다. 국내에서 한 달도 쉬지 않고 곧바로 멕시코로 떠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멕시코에선 구아사베에서 선발 투수로 뛰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평가를 받을 계획이다. 17일 출국, 18일 멕시코 도착, 21일 선발 등판의 빡빡한 일정이다. 그는 “올해 중간 계투로 좋은 성적(9승 2패 평균자책 2.34)을 거뒀지만 빅리그를 밟지 못했다. 중간뿐 아니라 선발로도 어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향남은 이미 LA 다저스는 물론이고 캔자스시티에서도 마이너리그 계약을 요청받은 상태. 30개 구단 스카우트를 상대로 자신의 구위를 입증한 뒤 차차 계약할 팀을 고를 계획이다. 그는 “내 야구 인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이 마지막인 만큼 정말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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