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깜짝번트…투수 인해전술…‘김경문 작전의 변화’

  • 입력 2009년 10월 1일 0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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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현수(오른쪽)가 30일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0으로 앞선 5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을 친 뒤 김경문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 김현수는 전날에 이어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홈런을 날렸다. 연합뉴스
두산 김현수(오른쪽)가 30일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0으로 앞선 5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을 친 뒤 김경문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 김현수는 전날에 이어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홈런을 날렸다. 연합뉴스
“방망이 돌리는 거 보니까 도저히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두산 김경문 감독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끝난 뒤 스스로 승부처였다고 평가한 3회 말 공격을 떠올렸다. 평소 자신의 스타일과는 다른 야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은 이랬다.

김 감독은 선두 타자 임재철이 안타를 치고 나간 무사 1루에서 용덕한에게 강공을 지시했다. 그런데 용덕한이 2구째에 헛스윙 하는 모습을 보고 번트 작전으로 변화를 줬다.

김 감독은 “(강공은) 용덕한을 배려한 측면도 있고 번트 작전은 평소 내 야구 스타일과도 맞지 않아 처음에는 강공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는 작전 하나에 승부가 왔다 갔다 하는 큰 경기. 천하의 김 감독도 어쩔 수 없이 번트 작전을 낼 수밖에 없었다. 용덕한은 투수 앞 희생 번트로 1루 주자를 2루로 보냈다. 이어 연속 안타가 터지면서 두산 득점의 물꼬를 텄고 3회에만 4점을 뽑으면서 승부를 갈랐다. 김 감독의 임기응변이 제대로 들어맞은 셈이다.

김 감독은 6회까지 6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지던 선발 투수 금민철을 내린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금민철은 공을 96개밖에 던지지 않아 여유가 있었지만 뒷문을 확실히 걸어 잠그려고 7회부터 임태훈, 이재우, 이용찬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다는 것.

“1차전 때도 투수를 6명이나 마운드에 올렸고 오늘도 4명이나 됩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 다음 경기를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날그날 모든 걸 쏟아 부을 수밖에 없어요.” 숨 막히는 포스트시즌은 감독의 평소 야구 스타일마저 바꿔 놓고 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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