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 포스트게임] 수난 당하는 ‘버럭’ 스타들

  • 입력 2009년 9월 21일 0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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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중 자제력이 부족한 선수들은 심판의 애매한 판정, 혹은 상대의 과격한 플레이에 욱하는 성질을 그대로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가볍게 항의할 경우는 애교로 받아들이지만 심하면 오히려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는다. 순간적으로 정신적 공황상태가 되거나 감정 자제를 못하는 것을 두고 미국 스포츠에서는 ‘멘탈 멜트다운스& 템퍼 탠트럼스(Mental Meltdowns & Temper Tantrums)’라고 한다. 지난 주 뉴욕에서 막을 내린 US오픈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보여준 세레나 윌리엄스의 추태가 대표적이다. 2년 만에 코트에 복귀한 벨기에의 킬 클라이스터에게 패한 윌리엄스는 라인저지가 선을 밟았다며 더블폴트를 선언하자 이를 참지 못하고 심한 욕설을 퍼부어 팬들의 지탄을 받았다. 라인저지는 윌리엄스의 공격적인 폭언에 위협을 느꼈을 정도였다.

미국테니스협회(USTA)는 윌리엄스에게 1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지만 팬들은 경기출장정지의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경기 후 윌리엄스는 두 차례나 사과를 했으나 물은 이미 쏟아진 상태. 공교롭게도 남여 결승전에서 심판에게 항의한 윌리엄스와 로저 페더러가 나란히 패해 언론은 ‘심판의 저주’라며 이들의 행동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사실 스포츠에서 여자선수가 윌리엄스처럼 욕설을 퍼붓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순간적으로 감정 자제를 하지 못하는 남자선수들이 자주 눈에 띈다. ‘코트의 악동’으로 평가받았던 존 맥켄로는 이 부문에서 윌리엄스보다 몇 수 위였다.

저제력 부족으로 이미지를 구겼던 선수, 코치들을 모아봤다.

국내 팬들에게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프랑스의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이 가장 기억에 생생할 것이다. 이탈리아와의 경기 도중 상대편 마르코 마테라치가 약을 올리자 헤딩으로 가슴을 가격하고 퇴장 당했다. 1997년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진 헤비급 타이틀매치에서 마이크 타이슨은 에번더 홀리필더의 귀를 물어뜯어 흡혈귀로 변신한 적도 있다.

현재 야구 명예의 전당에 가입된 조지 브렛도 불같은 성격으로 유명했다. 1987년 7월 양키스타디움에서 홈런을 날리고 덕아웃에 돌아온 뒤 뉴욕의 빌리 마틴 감독이 송진을 규정보다 넘게 묻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게 홈런무효로 선언되자 그라운드에서 분을 참지 못했다. 나중에 홈런으로 번복됐다.

전 인디애나대학 보비 나이트 감독은 1985년 NCAA 정규시즌에서 심판이 오심을 했다며 앉고 있던 철의자를 코트로 집어던졌다. 이후 인디애나 대학은 의자를 모두 쇠고리로 묶어 버렸다.

1996년 로베르토 알로마 2루수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절 3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복하면서 존 허시벡 심판에게 침을 뱉어 징계를 받았다. 한 때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호세 오퍼먼은 마이너리그에서 위협구를 던졌다며 포수와 투수를 방망이로 가격해 형사입건되기도 했다. 포수는 뇌진탕을 일으켰고, 투수는 손가락 골절을 당했다.

NBA 데니스 로드맨도 여기서 빠지지 않는다. 1997년 시카고 불스의 로드맨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경기 도중 사이드라인에서 촬영하고 있는 카메라맨의 사타구니를 발로 차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20만달러를 주고 합의했다. 로드맨의 후배격인 론 아테스트(현 LA 레이커스)도 2004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전에서 상대 선수는 물론이고, 디트로이트 팬에게 폭력을 행사해 한 시즌 출장정지를 당했다. 출장정지는 연봉을 받지 못한다. 대학풋볼 명문교 오하이오 스테이트의 전설적인 지도자였던 우디 헤이스는 1978년 클렘슨과의 게이터볼에서 상대 선수가 인터셉트를 하고 사이드라인으로 오자 갑자기 주먹을 날려 그동안 쌓았던 공든 탑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렸다. 헤에스는 이 경기 후 해고됐다.

욱하는 성격을 참지 못하면 대가는 톡톡히 치르게 되는 법이다.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미국의 주말은 스포츠의 날이다.자정을 넘어서도 학원에 다녀야 하는 한국의 교육풍토.운동선수는 운동기계밖에 될 수 없는 학원스포츠.언제쯤 진정한 지덕체 교육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온다.스포츠를 보면 미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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