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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3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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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판부터 장군 멍군이었다.
2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 포항 스틸러스의 프로축구 컵 대회 결승 1차전. 황선홍 부산 감독(41)과 세르지우 파리아스 포항 스틸러스 감독(42)의 국내 해외파 젊은 피 사령탑의 자존심 대결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1998년 필립모리스컵에서 우승한 이후 무려 11년 만에 리그 컵 대회 정상을 노리는 부산. 역시 1993년 우승(당시 포항제철) 이후 16년 만의 컵 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포항. 결코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는 전날 기자회견부터 양 감독이 “우승은 우리 것”이라고 선언하며 불타올랐다. 이날 경기도 양 팀 모두 시작부터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로 서로를 몰아붙였다.
경기는 안방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황 감독이 먼저 웃었다. 전반 23분 아크서클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박희도(23)가 오른발로 절묘하게 오른쪽으로 낮게 감아 찬 공은 상대 골키퍼 신화용이 손 쓸 틈도 없이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후 부산 골키퍼 최현은 포항 스테보와 조찬호 등이 날카롭게 날린 슛을 연이어 막아내며 승리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준결승 1차전에서 FC 서울에 1-2로 진 뒤 2차전에서 5-2로 이기고 결승에 오른 파리아스 감독의 매직은 막판에 빛났다. 후반 31분 데닐손이 미드필더 정면에서 상대 골키퍼 최현이 나온 것을 보고 오른발로 절묘하게 날린 슛이 골로 연결됐다. 벤치에서 안타깝게 경기를 지켜보던 파리아스 감독은 날듯이 기뻐했다. K리그 3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도 올라 시즌 3관왕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더더욱 그랬다. 반면에 승리를 눈앞에서 놓친 황 감독은 아쉬운 탄성을 쏟아냈다.
2차전은 16일 오후 7시 30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다. 2차전에서도 비기면 승부차기로 챔피언을 가린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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