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 스페셜] “희섭, 올핸 몸만 풀었을 뿐”

  • 입력 2009년 8월 21일 08시 47분


최희섭, 내년시즌이 더 기대되는 이유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

KIA 최희섭(30·사진)은 8월 들어 15게임에서 6홈런 22타점, 타율 0.434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시즌 초반이던 4월, 7홈런에 타율 0.321을 기록했던 그는 5월에 7홈런, 타율 0.260을 기록하며 그런대로 제 모습을 보이다 6월부터 두 달간 극도의 부진을 겪었다. 6월엔 타율 0.164에 1홈런에 그치는 등 두 달간 단 3홈런을 추가했을 뿐이었다.

5월 중순부터 감기몸살에 장염, 허벅지 통증 등이 연이어 찾아오면서 적잖은 아픔을 겪은 탓이었다. 갈수록 상대 견제가 심해지면서 볼넷으로 걸어나가는 일이 잦아져 타격감을 잃은 탓도 있었다.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코칭스태프는 그의 2군행을 잠시 고민했을 정도. 그러나 조범현 감독은 꾸준히 그를 선발 라인업에 넣었고, 짧지 않은 슬럼프를 딛고 그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다시 살아나 KIA가 11연승으로 1위를 질주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4번에서 그가 다시 힘을 쓰자 5번을 맡는 김상현도 덩달아 힘을 냈다.

조범현 감독은 20일, 이런 일련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희섭이에게 올 시즌은 여러 모로 의미가 있는 해가 될 것”이라며 “풀타임을 치르면서 많은 걸 배웠을 것이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고 했다. 조 감독의 말처럼, 이번 시즌은 그가 한국 무대에서 맞는 첫 풀타임. 미국 생활까지 뒤돌아본다면 2002년 이후 7년만에 치르는 풀시즌이다. 최희섭은 시카고 컵스시절이던 2002년, 트리플A 아이오와 컵스에서 135게임을 뛰며 타율 0.287에 26홈런을 때렸고, 그해 빅리그 무대를 처음으로 밟아 24게임에 출장하는 등 미국 생활 중 유일하게 풀타임 시즌을 제대로 소화한 바 있다.

조 감독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즌을 치르는 요령도 알게 됐을 것이다.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희섭이가 이렇게 시즌을 보낼 수 있는 건 지난 해 겨울 열심히 땀을 흘린 덕분”이라면서 “내년엔 올해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즌 23홈런으로 팀 동료 김상현과 히어로즈 브룸바(이상 24개)에 이어 홈런 3위에 올라있는 최희섭 역시 “올해가 내게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면서 “우선 시즌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올 겨울엔 지난해보다 더 산을 많이 타고 개인 훈련도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쨌거나 순탄치 않은 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최희섭. 그에게 2009년은 큰 의미 있는 해가 되고 있는 셈. 더욱이 ‘올 겨울엔 산을 더 타겠다’는 마음가짐까지 갖고 있어 더 그렇다.

광주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화보]‘거포’ 최희섭의 야구 인생
[화보]‘최희섭, 89일만에 홈런포’ KIA 두산 잡고 2연승!
[관련기사]2루타 2루타 3루타…알토란 현수!
[관련기사]조성환이 ‘하인스 워드 주사’ 맞은 이유
[관련기사]서재응 “제구력 왜 이래…나도 몰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