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2루타 2루타 3루타…알토란 현수!

  • 입력 2009년 8월 21일 08시 37분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맹타…잠실라이벌 LG전 3연패도 끊어

두산 김현수(21)는 강하다. 그리고 침착하다. 20대 초반이라는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덕아웃에서는 늘 만면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띠고 있지만, 경기가 시작되면 나머지 7개 구단이 가장 두려워하는 타자로 변신한다. 프로에 지명 받지 못하는 아픔을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강인해진데다, 타고난 신체조건에 성실함까지 갖춰서다. 이름 모를 신고선수에서 두산의 간판으로 성장한 김현수는 결국 20일 잠실 LG전에서 팀의 자존심을 곧추세웠다. 최근 3연패와 LG전 3연패를 끊는 기분 좋은 화력쇼. 안타 3개가 전부 장타였고, 타점 3개도 모두 천금같았다. 올 시즌 ‘잠실 라이벌’ LG만 만나면 작아졌던 두산은 김현수 덕분에 3연전 싹쓸이의 위기를 넘기고 2위를 수성했다.

김현수는 1회 첫 타석부터 우익수 키를 넘기는 큼직한 2루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팀이 2-2 동점을 만들어놓은 5회 2사 2루에서 김현수의 진가가 더 빛났다. 큼직한 우중간 2루타로 3-2 역전. 이후 양 팀이 다시 1점씩을 주고받은 7회 1사 1·3루에서는 또다시 우중간을 시원하게 가르는 3루타를 작렬했다. 이종욱과 고영민이 홈을 밟으면서 사실상 승리에 쐐기를 박은 셈. 김현수는 “김광림 코치님이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앞타자들에게 직구를 많이 던졌으니 변화구로 승부할 것 같다’고 말씀해주셔서 그대로 노렸던 게 주효했다”며 스승에게 공을 돌렸다.

‘한다면 하는’ 김현수다. 진화의 속도도 무섭다. 그는 지난해 타율 0.357로 타격 1위에 오른 뒤 “다음 시즌에는 타율을 3할대 초반으로 낮추더라도 홈런수를 15개 정도로 늘리고 싶다. 두 마리 토끼는 다 잡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20일 현재 김현수의 성적은 타율 0.359에 홈런 19개다. 타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홈런 수만 두 배 이상 늘린 것이다. 게다가 이날은 심한 감기몸살을 앓은 직후였다. 컨디션과 관계없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도 이미 갖췄다는 얘기다. 김현수는 이번에도 “경기 전에 훈련을 안 하고 쉴 수 있게 해주신 감독님과 코치님의 배려 덕분에 많이 좋아졌다. 덕분에 밝은 표정으로 경기에 나섰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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