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 지존’ 나달 佛오픈 사상최다 30연승

  • 입력 2009년 5월 29일 02시 57분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23·스페인)이 자신의 텃밭인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새로운 역사를 하나 썼다. 세계 랭킹 1위 나달은 28일 파리에서 열린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 72위 테이무라스 가바시빌리(러시아)를 3-0(6-1, 6-4, 6-2)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나달은 2005년 프랑스오픈에 처음 출전한 뒤 대회 사상 최다인 30연승을 질주했다. 비에른 보리(스웨덴)가 갖고 있던 남자부 28연승을 넘어선 데 이어 여자부 크리스 에버트(미국)의 29연승까지 돌파했다. 30승을 거두는 동안 빼앗긴 세트는 7세트에 불과할 만큼 완벽하게 코트를 지배했다. 지난해 상대에게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퍼펙트 승리로 역대 최다 타이인 4연패를 이루며 보리와 어깨를 나란히 한 그는 올해 사상 첫 5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나달이 붉은 벽돌 가루와 흙을 섞은 앙투카 코트에서 치러지는 이 대회에서 유독 강한 이유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과 궁합이 잘 맞아서다. 클레이코트가 유럽에 흔해 어려서부터 자주 접한 데다 느린 표면으로 볼의 스피드가 떨어져 안정된 스트로크를 갖고 있는 나달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강력한 서브에 이은 발리로 단기전을 노리는 피트 샘프러스, 로저 페데러 같은 선수에게는 불리하다. 끈질긴 집중력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긴 랠리 승부에서 강점을 보이는 나달은 최근 약점이던 백핸드까지 끌어올려 테니스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클레이코트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나달은 만만치 않은 상대인 전 세계랭킹 1위 레이턴 휴잇(48위·호주)과 16강 진출을 다투게 돼 연승 행진의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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