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름의 골프 앤 더 시티] 멋만 내고 불편한 골프화는 빵점!

  • 입력 2009년 5월 7일 08시 34분


구력 10년이지만 필드 경력은 왕초보인 K 씨.

50대 중년 여성인 그는 절대 동안으로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멋쟁이 골퍼다. 몇 달 전부터 10년간 못 다녔던 라운드 한 풀이라도 하듯 필드를 누비게 된 그녀, 필드에 나서는 날은 유난히 즐겁다.

절묘한 컬러의 조합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골프장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K 씨와 라운드를 하게 되었다.

“내 신발 어때? 예쁘지 않아? 어제 산거야!”

1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티샷을 준비하면서 그는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라도 되는 양 자랑스럽게 골프화를 내밀었다. 한 눈에 새 것임을 알 수 있는 골프화의 화려한 빨간 색상은 K 씨의 코디를 완성하고 있었으나 정작 필자는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예쁘긴 했으나 심하게 불안정해보였기 때문이다. 굽이 약간 높은가 싶기도 하며 발목 부분이 길이도 어중간하여 맨살에 닿는다면 쓸릴 것이 뻔했다.

그는 새 신발을 신고 힘차게 티샷을 날렸다. 하지만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볼은 OB지역으로 날아갔다. 그 때 예감할 수 있었다. 그의 새 신발이 그 날의 라운드를 완벽히 망칠 것이라는 것을…

K씨는 잦은 미스 샷으로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했고 18홀이 끝나갈 무렵 즈음에는 패잔병처럼 절룩거리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골퍼에게 편안하고 안정적인 골프화는 ‘옵션’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야 하는 사항이다. 제아무리 스윙이 좋다고 해도 발이 지면에 고정이 되지 않고 뒤틀리거나 무너진다면 제대로 된 샷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 중심을 잡고 최대의 힘을 만들어 내야하는 스포츠인 골프, 신발부터 안정적이어야만 좋은 스윙을 할 수 있다.

흔들림 없는 침대처럼 요지부동으로 버텨줄 수 있는 기능성, 18홀 동안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만 하는 불쌍한 발을 위한 편안함, 비가 오는 날에도 완벽하게 방수가 되고 통기성이 좋은 골프화를 선택해야 한다.

골프화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K 씨처럼 단순히 디자인만으로 골프화를 선택하거나 신발은 아무 것이나 신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진 아마추어 골퍼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생각 없이 선택한 골프화 한 켤레가 애써 갈고 닦은 골프 실력을 깎아먹는 셈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옛 말은 골프화에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 불편한 골프화로 멋만 내고 있다면, 혹은 다 낡아 이리저리 뒤틀린 골프화를 신고 있다면 과감히 버린다. 그리고 당장 자신의 발에 딱 맞으며 뛰어난 기능성을 자랑하는 골프화를 구입해 보자.

단 골프화를 구입할 때는 실제 자신이 골프를 칠 때 신는 두께의 골프양말을 신은 채 사이즈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에 주의한다. 얇은 양말이나 스타킹, 혹은 맨발은 곤란하다.

정아름

섹스앤더시티의 캐리처럼

당당하게 살며 필드의

커리어우먼을 꿈꾸는

골프 엔터테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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