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스포츠클럽] ‘한국야구의 힘’은 ‘다양성의 힘’

  • 입력 2009년 3월 24일 08시 17분


ESPN 조 모간 등 미국에서 만난 미국 야구관계자들은 이제 한국 야구 실력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과연 한국 야구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지 의문을 많이 갖는다.

한국야구 힘의 원천은 탄탄한 수비다. 기초가 잘 돼 있다. 이것은 우리 지도자들이 아마 때부터 기초를 착실히 잘 쌓도록 한 덕분이다. 우리 선수들은 타구 처리에서 어디다 내 놔도 뒤지지 않는다.

또 다른 힘은 국제대회에서 집중력과 팀워크가 무엇보다 좋다는 점이다. 애국심이 바탕이 된 팀워크는 특히 단기전 승부에서 큰 역할을 한다.

일본 못지 않은 탁월한 분석력 또한 한국 야구의 저력을 더 빛나게 하는 또 다른 요소다. 베이징올림픽 쿠바전이나, 이번 대회 멕시코 베네수엘라전 승리는 투수들이 제구력을 바탕으로 상대 타자들을 무력화시킨 덕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는 여러 다양한 스타일의 야구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김인식 김경문 감독 같은 선 굵은 야구도 있고, 지독한 훈련에 밑바탕을 둔 김성근 감독이 구사하는 토털 베이스볼도 있다. 또 1-2점차를 불펜이 승리로 연결하는 선동열 감독의 지키는 야구도 있다.

개인기 위주의 공격 성향야구를 펼치는 미국 뿐만 아니라 이웃 일본도 이처럼 다양한 색깔을 가지지는 못한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다양성, 이것이 상당히 짧은 기간에 한국 야구가 세계 정상에 설 수 있도록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일본 고교야구팀 수는 4000개가 넘지만 우리는 고작 50개를 넘을 뿐이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선수들을 키워낸 아마추어 지도자들 역시 한국 야구가 세계 정상에 설 수 있게 한 숨은 힘이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웨이트트레이닝에 더 큰 관심을 쓰면서 스몰 볼이 아닌, 파워풀한 야구를 할 수 있게 된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허구연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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