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식이요법 시작했네유” 이봉주의 마지막 체력 비축법

  • 입력 2009년 3월 10일 02시 57분


“이젠 마음대로 잘 안 되네유∼.”

15일 열리는 200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0회 동아마라톤대회를 앞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9·삼성전자·사진)의 마음은 착잡하다. 은퇴 무대로 동아마라톤을 선택했지만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아서다. 불혹(不惑)을 앞둔 탓인지 강훈련을 소화하기 힘들다.

○ 처음 6끼는 쇠고기-물-소금만

이봉주는 3년 전부터 지구력을 키우는 고지대 훈련을 하지 않았다. 체력 소모가 많은 데다 효과도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봉주는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식이요법이다.

식이요법은 부족한 영양소를 더 많이 섭취하려는 생리적 습성을 이용한 에너지 비축법. 예컨대 탄수화물은 모두 소진한 뒤 다시 섭취하면 평소보다 체내에 20%를 더 저장할 수 있다. ‘밥심’으로 체력을 보완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제주도와 전남 장흥 등지에서 몸을 만들어온 이봉주는 9일부터 식이요법에 들어갔다.

○ 8끼는 스파게티와 찹쌀밥으로

그만의 식이요법은 이렇다. 처음 6끼는 쇠고기와 물, 소금만 먹는다. 쇠고기만을 먹을 때는 고무줄을 씹는 것처럼 고통스럽다는 게 이봉주의 고백이다. 이 때문에 지옥의 식이요법이라고도 불린다. 이어 8끼는 탄수화물 위주로 먹는다. 스파게티로 입맛을 돋운 뒤 찹쌀밥으로 힘을 챙긴다.

“힘들지만 해야지유∼. 국내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보이는 무대니까요.”

언제나 그랬듯 이봉주는 이번 대회도 성심성의껏 준비하고 있다. 세계 엘리트 마라톤 역사에 유례가 없는 풀코스 42회 도전에 40회 완주의 금자탑을 눈앞에 두고 있다. 힘든 준비 과정을 묵묵히 이겨내고 있는 이봉주. 그는 “국내 마라톤 팬들에게 멋진 피날레를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동아일보 양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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