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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2월 13일 0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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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허정무 감독의 새로운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긍정적인 말과 여유로운 태도는 물론,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선수들에게 편안함을 주며 ‘절반의 성공’을 이끌 수 있었다.
○적극적 의사소통
한때 ‘강성’ 지도자로 악명(?) 높았던 허 감독의 옛 이미지는 이제 잊어도 될 법하다.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결정을 내리는 모습은 더 이상 찾을 수 없다.
먼저 선수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모든 사안을 검토한 뒤 최상의 결정을 이끌어낸다. 이른바 ‘소통의 리더십’이다.
대표팀의 한 선수는 “감독님이 정말 많이 바뀌셨다. 물론, 최종 결정은 직접 하시지만 선수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주신다”고 말했다.
부담스러운 미팅 시간도 이제는 편안하다.
예전 같으면 껄끄러울 수 있지만 허 감독의 바뀐 태도에 선수들이 먼저 다가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정도가 됐다.
이란전을 앞두고 허 감독은 ‘주장’ 박지성과 이영표, 이운재 등 고참 선수 5명을 따로 불러 “너희들이 먼저 모범을 보이고, 후배들을 잘 이끌어야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고 당부했다.
당연히 대표팀은 훌륭한 경기력으로 7만 관중이 들어찬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좋은 성과를 내게 됐다.
○수평 관계+여유와 미소
한결 부드러워진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관계만큼이나 허 감독이 항상 강조하고 주문하는 것이 ‘수평적 관계유지’이다.
2002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을 연상시킨다. 훈련은 물론, 식사 자리 같은 소소한 장소에서도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주장 박지성은 “우리 후배들이 너무 잘한다. 질책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후배들의 저력을 믿는다. 한국 축구는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대표팀의 막내 기성용도 “선배들이 항상 우리들을 믿는다. 이란전에서 지고 있을 때도 질책하지 않고, 오히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고 밝게 웃었다.
허 감독의 여유와 미소도 큰 힘이 된다. ‘긍정의 힘’으로 선수들에게 믿음을 심어준다.
박태하 코치는 “원정에서 선제골을 내주면 정말 어려운 경기가 이어진다. 하지만 (허)감독님은 차분한 모습으로 선수들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테헤란(이란)|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